비대면 활성화에 은행원 감축 가속화…1년 새 1056명 짐싸
3분기 은행권 총 임직원, 8만3779명…정규직원 1.2%감소
임원·무기계약직은 되려 늘어…오프라인 영업점포, 35개 축소
2018-12-26 15:17:31 2018-12-26 15:17:31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최근 1년 새 영업점과 임직원 수를 모두 줄이며 몸집을 축소하고 있다. 스마트폰 등을 활용한 비대면 채널 활성화로 과거 은행 영업력을 상징하던 점포 수가 무의미해지면서 그에 따른 인력 역시 사라진 것이다. 다만 일반직원 수는 은행권 전반적으로 감소한 반면 임원과 무기계약직 등 비정규직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2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말(7~9월) 현재 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기업은행 등 국내 6개 은행의 총 임직원수는 8만377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3분기(8만4835명)보다 1.24% 감소한 규모로, 1년 새 1056명이 짐을 싸고 나간 것이다. 지난해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발맞춰 신규 인력을 창출한다고 했지만, 연초부터 단행된 희망퇴직 등의 영향으로 전체 임직원수는 오히려 줄어든 셈이다.
 
은행별로는 KEB하나은행의 임직원수가 1만3611명에서 1만2966명으로 가장 많이 감소(4.73%)했으며, 신한은행 총임직원수는 1만3533명으로 1년 전보다 2.22% 떨어졌다. 국민은행 총임직원수는 작년 대비 1.02% 하락한 1만6585명이며,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1.76%, 0.59% 내려간 1만3397명, 1만4245명으로 나왔다. 유일하게 증가한 은행은 기업은행으로, 작년 9월 1만2382명에서 올해 1만2780명으로 3.21% 늘었다.
 
직급별로는 정규직원이 감소한 가운데 임원 및 무기계약직은 오히려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행원과 책임자로 구성된 일반 직원은 작년 3분기 7만8996명에서 올해 9월 7만8030명으로 966명(1.22%) 축소됐으며, 서무직원 및 별정직원은 모두 667명에서 402명으로 265명(39%) 줄었다. 서무직원과 별정직원은 통상 비정규직으로 분류되지만, 계약기간이 정해져있다.
 
반면 무기계약직과 임원급 인력은 더 늘었다. 올 3분기 상임이사와 비상임·이사 대우를 포함한 6개 은행의 총 임원 수는 모두 199명으로 1년 전(189명)보다 5.3%가 많아졌다. 같은 기간 무기계약직은 4982명에서 5148명으로 3.3%확대됐다. 정부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와 청년일자리 창출 등 신규인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부문별로 보면 국민(62명)·신한(30명)·KEB하나(34명)·농협(21명)은행의 임원 수가 증가했으며, 우리은행(31명)과 기업은행(21명)의 임원수는 작년과 동일했다. 무기계약직 인력은 신한은행(617명)과 우리은행(281명), 기업은행(3761명)에서 각각 9.2%(52명), 34.4(72명), 1.5%(55명)씩 늘었다. 결과적으로 일반직원이 떠난 자리를 무기계약직이 채우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는 달라진 은행 영업환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클릭 몇 번 만으로 예·적금 가입과 자산관리 등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비대면 채널이 활성화되면서 고용시장에도 감원 한파가 불어 닥친 것이다. 실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상반기 국내인터넷뱅킹 서비스 이용현황’을 보면 입출금 및 자금이체 거래건수는 인터넷뱅킹이 49.4%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오프라인 창구 이용 비중은 8.8%에 그쳤다.
 
이 같은 흐름에 영업점포 수도 감소하는 추세다.
 
올해 9월 현재 6개 시중은행의 영업점 수는 5472곳으로 1년 전(5507곳)에 견줘 0.63% 줄었다. 영업점포수는 최근 5년 간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지난 2014년 3분기 5920곳이던 은행 점포는 2015년9월 5850곳, 2016년9월 5674곳으로 매년 1~3%수준의 하락세를 보였다.
 
한편 은행 영업점포와 임직원 수는 앞으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은행권이 올 하반기에도 희망퇴직과 점포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현재 은행권에서는 농협은행과 우리은행이 희망퇴직을 실시했으며, 신한은행은 내년 2월 충북 북문로 지점을 충북영업부 금융센터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내년 2월 서울 잠실나루역점 등 13개 지점을 통폐합하며, 우리은행의 경우 내년 서울 종로 6가점 등 6개 영업점 통폐합을 앞두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영업 효율화 차원에서 통폐합을 추진한다"며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디지털금융 부문을 강화하는 쪽으로 영업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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