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한국산업 키워드)“급여는 올랐는데, 동료가 떠났다”…전국 휩쓴 태풍에 산업계 요동
(연말특별기획)①최저임금 인상
취지·방향 공감하지만 불황 겹쳐 기대효과는 요원
2018-12-24 06:00:00 2018-12-24 09:38:14
[뉴스토마토 채명석 기자] 오전 5시쯤이면 까치산역을 지나가는 6716번 버스 첫차에는 출근길 승객들로 가득 찬다. 직장인들이 출근하기 전에 먼저 도착해 건물 청소를 하거나, 아침 손님을 맞기 위해 식당과 가게 등으로 향하는 사람들이다. 올해도 새벽 버스에는 사람들이 많이 탔다. 하지만, 서 있어도 괜찮을 만큼 여유로웠다. 사무실에서 보조업무를 맡고 있던 이들도 어느 날부터 보이지 않는다. 공장을 찾아가도 사람들이 줄어들었음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급여는 올랐다. 그런데, 동료가 떠났다.”
 
출입처 기자실이 소재한 건물에서 출근 때마다 인사를 나누는 경비원 최문학(50)씨는 이렇게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덕분에 월급은 어느 때보다 많이 오른 게 사실이란다. 하지만, 최 씨가 소속되어 있는 경비용역업체는 50여명이 일하던 직원을 20명 가까이 줄였다. 최씨는 “나이가 많은 순으로 해고 대상을 선별했다고 들었다”면서 “같이 일했던 사람들에게 줄 돈을 남은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이후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라고 한다. 최저임금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소득주도성장론’의 핵심이다. 최저임금을 올리면, 소득이 증가한 노동자들은 소비를 늘리고, 내수 경제가 활성화 되어 기업이익의 증가와 시설·인력 투자 상승을 거쳐 다시 가계 및 내수경제 활성화에 이르는 경제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요지다.
 
모든 국민들도 방향은 맞다며 적극 지지했다. 하지만, 기대한 효과는 아직 요원하다. 최저임금 인상은 기업들에게 어쨌건 부담으로 작용했고, 임직원들을 잘랐다. 쫓겨난 이들이 다른 직장을 구해보려고 하지만, 때마침 벌어진 경기불황 때문에 애를 먹고 있다. 치솟는 물가도 최저임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완제품 가격은 물론 공공요금부터 생활필수품도 줄줄이 올랐다. 월급은 올랐지만 서민들은 좀처럼 지갑을 열지 못하고 있다. 물건을 안 팔리니 기업들도 어려움에 빠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6470원이었던 최저임금은 올해 7530원으로 무려 16.4%가 올랐고 내년에는 다시 10.9% 인상한 8350원이 적용된다. 내년에도 기업들이 고용을 축소하고, 자영업자나 중소기업들이 아예 사업을 포기하는 등의 상황이 확산될 것은 분명하다. 2018년 한국사회를 희망의 한해로 만들어줄 것이란 기대와 달리 최저임금은 불황과 갈등의 단어로 전락했다. 전문가들은 최저임금의 기대효과를 보기 위해선 보완대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채명석 기자 oricm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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