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제주항공이 호실적을 바탕으로 항공기 대량 구매에 나선다. 추격하는 도전자들 의지에 찬물을 끼얹겠다는 방침이다. 제주항공이 항공기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여타 저비용항공사(LCC) 대응 전략에도 관심이 쏠린다.
제주항공은 오는 2022년부터 2026년까지 순차적으로 미국 보잉사가 제작한 737MAX 기종 항공기 50대를 들여올 예정이다. 구매 규모가 상당해, 대당 연간 5억원의 비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게다가 737MAX 기종은 기존 항공기보다 연료비를 매달 15% 절감할 수 있어 정비비와 각종 자본지출을 고려해도 비용절감 효과가 크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제주항공이 기재 도입을 완료하게 되면 연간 최대 300억원가량 비용절감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한다.
항공기재도 유연한 운용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새로 도입하는 항공기는 189명이 탑승할 수 있고, 최대 운항거리도 6500km에 이른다. 현재 운용 중인 항공기보다 1000km 이상 더 멀리 갈 수 있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등 신규 노선 확대도 가능하다.
제주항공이 계약한 보잉사의 737MAX. 사진/제주항공
외형 성장세도 이어갈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현재 38대의 B737-800 단일기종을 운용 중으로, 연내 1대를 더 들여와 총 39기를 보유하게 된다. 제주항공은 내년 45대에 이어 2023년에는 총 60대를 운용할 것으로 항공업계는 예상했다. 단기 실적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노선 확대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기재를 직접 도입함으로써 항공기 임대료와 정비비 절감, 가동률 개선 등 운항원가 축소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경쟁사보다 운임 경쟁력을 높일 수 있고, 운항 가능 지역도 넓어져 노선 차별화 전략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라이벌 진에어가 국토교통부 제재로 주춤하면서 양사 간 격차는 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진에어는 현재 국토부 제재로 항공기 추가 도입이 내년 상반기까지 불가능한 상황이다. 업계에선 진에의 경우, 내년 하반기부터 신규 항공기 도입이 이뤄져 2019년 32대, 2020년 38대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최근 진에어의 모회사인 한진칼이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고, 그룹 차원에선 조양호 회장 일가가 법정투쟁 외에도 퇴진 요구에 직면해 있는 등 주어진 여건이 녹록치 않다. 때문에 진에어가 계획하는 경영정상화 일정이 순탄치 않을 수도 있다.
제주항공의 선공으로 LCC 업계 내 몸집 키우기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LCC 3위 티웨이항공은 내년에 보잉 737MAX 기종을 도입하고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중앙아시아 지역으로 노선을 확장할 계획이다. 에어부산은 내년에 중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에어버스의 차세대 항공기 A321LR 항공기 2대를 도입하고, 싱가포르로 노선을 넓힌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국내 LCC의 외형 확대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생존능력을 증명해야 하는 국면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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