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연중 최저치…정유사 비상
나프타 가격도 '연중 최저'…제품가 동반 하락에 에틸렌 마진도 '뚝'
2018-11-26 18:28:52 2018-11-26 18:29:01
[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국제유가가 두 달 사이 급락,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정유사들과 석유화학사들의 4분기 실적에 적신호가 켜졌다. 정유사들은 비싸게 사놓은 원유를 정제해 낮아진 가격에 팔아야 하는 '시차'로 재고평가손실이 예상되고, 석유화학사들도 원가는 낮아졌지만 마진은 늘지 않고 있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6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달 3일 84.12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가 이달 23일 65.35달러를 기록, 두 달여 만에 22.3% 급락했다. WTI(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으로는 낙폭이 더 크다. WTI 원유 선물 가격은 지난달 3일 76.41달러에서 지난 23일 50.42달러로 34% 주저앉았다.
 
유럽의 이란 제재 강화 가능성에 따른 반등 여지는 남아있지만, 미국 정부가 제재 예외를 허용하는 것을 신호탄으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내년 수요 하향 조정, 미국 원유재고량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유가는 하락세를 지속, 50달러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최대 원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도 여전한 상황.
 
두바이유 가격은 이달 23일 65.35달러를 기록하며 지난달 3일 대비 22.3% 하락했다. 사진/AP·뉴시스
 
유가 급락에 따라 정유사들로서는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높았던 가격에 원유를 구매했더라도 정제 뒤 석유제품으로 팔 때는 낮아진 유가가 적용돼 정제마진이 타격을 입게 된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순간 선박을 통해 국내로 도입 중이거나, 탱크에 보관 중인 물량에 대한 가치도 줄어들게 된다.
 
11월 평균 싱가포르 정제마진은 배럴당 4.8달러 수준으로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4.5달러를 겨우 넘겼다. 난방유 수요 확대 등 기대했던 겨울철 계절적 성수기 효과도 미미한 수준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직 4분기가 끝나지 않아 정확한 추산은 어렵지만 이번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손실이 4분기 실적에 상당부분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비책은 있다. 정유사들은 2014년 대규모 적자를 재연하지 않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통해 체질 개선을 이룬 상태다. 특히 석유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비중을 대폭 늘렸다. 3분기 기준 정유사들의 비정유부문 비중은 SK이노베이션 66%, 에쓰오일 46%, GS칼텍스 30%, 현대오일뱅크 33% 수준이다.
 
유가 하락에 따라 LG화학·롯데케미칼 등 석유화학 기업들이 NCC(나프타분해설비) 원료로 사용하는 나프타 가격도 동반 하락했지만 에틸렌 스프레드도 하락하며 마진은 오히려 줄었다. 에틸렌 스프레드는 에틸렌과 나프타의 가격 차이로, 석화업계 수익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한국석유화학협회에 따르면 지난 16일 기준 나프타 가격은 톤당 547달러를 기록, 지난해 10월(535달러)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반면 에틸렌 스프레드는 올해 1월 770달러에서 9월 599달러로 하락했다가 지난 16일 기준으로는 484달러까지 추락했다.
 
업계로서는 통상 손익분기점으로 여기는 250~300달러를 크게 웃돌고 있으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석유화학 업계도 업황에 좌우되지 않게 전기차 배터리 등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거나 NCC 설비 증설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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