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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현장서 다쳐 후송 중 당한 2차 사고도 요양급여 지급 대상"
"2차 사고, 1차 사고가 원인 돼 발생, 인과관계 인정"
2018-11-25 09:00:00 2018-11-25 09: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공사 현장에서 다친 후 병원을 가다가 2차 사고를 당한 근로자에 대해 요양급여 지급 대상에 해당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하석찬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판사는 김모씨가 "요양급여 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고 25일 밝혔다.
 
하 판사는 "2차 사고는 1차 사고가 원인이 돼 발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2차 사고 상병과 1차 사고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 상병과 1차 사고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근로복지공단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김씨는 1차 사고로 뇌진탕 등이 발생했고 1차 사고 응급 치료 당시 두통 등을 호소하기도 했다. 당시 동료 근로자도 김씨가 '메슥거리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고 진술했다"며 "이런 점을 비춰보면 김씨에게 1차 사고로 인해 현기증·구토 등 추가적인 증상의 발생이 예상됐음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김씨가 평소와 달리 정상적인 신체 상태가 아니었으므로 대형병원 이동 중 음주를 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병원 주치의도 음주상태가 명확하지 않다는 소견을 밝혔고 근로복지공단 자문의들도 김씨가 2차 사고로 인해 바닥에 쓰러지면서 머리 부위를 다쳤다는 소견을 냈다"며 "따라서 김씨의 음주 때문이 아니라 1차 사고의 영향으로 현기증·두통 등을 겪게 된 결과, 역 내에서 쓰러져 2차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해 8월 경기도 수원의 한 다세대주택 신축공사 현장의 형틀 목공으로 근무하던 중 갑자기 떨어진 각목 구조물 받침대에 머리를 다쳤다. 응급실 봉합수술을 받은 김씨는 사고 당일 정밀 검진을 위해 대형병원으로 가던 중 지하철 역 내에서 쓰러지며 머리 등을 다쳤고 우측 경막외 출혈 등의 진단을 받았다. 
 
이후 김씨가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근무시간 이후 업무와 무관한 퇴근 중 지하철역 사고로 인해 우측 경막외 출혈 등이 발생했으므로 작업 현장에서 발생한 재해와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불승인했다. 이에 김씨가 불복해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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