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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락장에 미국행? 금투협 해외출장 논란
시의적절했나…"시장상황 고려해 일정 미뤘다"
2018-11-14 06:00:00 2018-11-14 06:00:0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금융투자협회를 주축으로 증권사 사장단이 시의적절치 못한 미국 출장을 다녀와 논란이 되고 있다. 선진 시장을 둘러보고 미래상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당장 증시가 폭락장 연출 이후 회복을 못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이 깊은 시점이라는 점 때문이다. 
 
13일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 기자실을 방문해 지난 5일부터 9일까지 국내 증권사 대표들과 미국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방문 후 느꼈던 소회를 밝히는 자리를 가졌다.
 
이번 미국 출장은 자본시장 혁신성장 모델 발굴과 4차 산업혁명 관련 이슈를 점검하고, 혁신기업에 대한 투자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여기에 증권업계 CEO NPK(New Portfolio Korea) 대표단 17명이 동행했다. 'NPK'란 금투협이 회원사 대표로 대표단을 구성해 해외 자본시장 관련 기관과의 미팅을 통해 글로벌 자본시장 정보를 파악하고, 해외기관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프로젝트다. 증권업계 뿐 아니라 자산운용업계, 부동산신탁업계도 CEO NPK가 마련돼 있다.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미국 출장에 대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사진/이정하 기자
 
증권업계 CEO NPK는 이번에 ▲실리콘밸리의 테크뱅커(Tech Banker)인 '골드만삭스' ▲로보어드바이저 중심 증권사인 '찰스슈왑' ▲세계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 ▲알파벳의 연구조직 '구글X' ▲'테슬라' ▲미국 3대 로펌인 '모건 루이스' 등을 방문했다. 
 
권 회장은 "실리콘밸리는 누가 뭐래도 세계 최고의 혁신 클러스터(산업집적지)로, 가업가정신을 정신을 느낄 수 있었다"면서 "구글의 자율주행 실용화는 내년으로 당겨졌고, 아마존은 세계 최대의 연구·개발(R&D) 기업으로 조단위 투자를 하고 있다. 이러한 실물경제는 자본시장을 통해 혁신성장 자본이 공급되고, 금융투자회사는 실물경제 지원 뿐 아니라 선진 모델로 나가게 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출장 시점을 둘러싸고 적절치 못한 처사였다는 비판도 있다. 10월 국내증시는 갑작스러운 폭락장 출현 이후 불안한 상황이 한 달이 넘게 계속됐다. 이들이 출장을 떠난 5~9일에도 코스피는 2100선 밑에서 등락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와 더불어 투자자들의 한숨도 깊었다. 이런 때 해외시장을 둘러보기보다는 시장 안정에 더 집중해야 했다는 지적이다. 
 
앞서 7월에는 '부동산신탁업계 NPK 대표단'을 구성해 7개 부동산신탁사 대표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아부다비와 터키 이스탄불을, 9월에는 17개 자산운용사 대표와 '자산운용업계 NPK(New Portfolio Korea) 대표단'을 꾸려 독일 베를린과 영국 런던 등을 방문한 상황이기도 했다. 
 
금투협은 이와 관련해 지난 5월 말에서 6월 초에 추진됐던 증권업계 CEO NPK가 상반기 삼성증권 자사주 배당사고로 미뤄진데다 권 회장 이전부터 해외시장을 둘러보기 위해 연례행사로 진행돼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금투협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해외 출장으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예정보다 미뤄진 상황이었다. 친목 도모를 위한 해외출장이 아닌 선진시장을 보고 배우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고 해명했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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