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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FI풋옵션 행사…결국 IPO로 가나
자본확충·FI 엑시트 자금 필요…교보증권 매각은 마지막 카드
2018-11-09 06:00:00 2018-11-09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인 어피니티컨소시엄이 풋옵션 행사를 공식화하면서 교보생명에게 또 하나의 숙제가 생겼다. 이미 수조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FI의 풋옵션 행사까지 겹쳐 교보생명 기업공개(IPO)는 이제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이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IPO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교보생명은 IFRS17과 K-ICS 등 강화되는 건전성 규제에 2조~5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또 FI에게는 1조원 이상을 돌려줘야 한다. 
 
교보생명의 FI 중 한 곳인 어피니티는 풋옵션 권리 행사를 공식화했다. 문제는 당시 풋옵션 행사가격을 미리 정하지 않고 행사시점에 공정시장가치로 산정하기로 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값을 깎으려는 교보생명과 더 받으려는 어피니티 간 분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2012년 어피니티가 교보생명 지분 24%를 인수할 당시 총 가격은 1조2054억원으로 주당 약 24만5000원이다. 이를 현재 주당순자산가치(PBR)로 환산하면 0.55배 수준으로, 가격 산정에 이견은 있겠지만 1조원 이상 자금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IPO를 제외하고 교보생명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은 신종자본증권 발행과 교보증권 매각 등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은 1조원 남짓이다. 여기에 신창재 회장의 개인 자금을 더해 어피니티의 풋옵션은 정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재무건전성(RBC)비율은 더 빠지게 된다. 결국 이 방법도 해결책은 안 된다는 것이다.
 
신 회장이 보유한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미 주식담보대출을 은행에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비상장사 주식에 대한 담보대출은 리스크 팀에서 대출 유무와 정도를 결정한다"며 "몇년 전 신창재 회장이 은행에 주식담보대출을 신청했지만 결국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IPO를 결정하면 주관사의 어깨가 무거워진다. 구주매출과 신주매출 비중을 잘 맞춰 FI에게 돈을 돌려주고 신창재 회장의 경영권 방어까지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거론됐던 교보증권 매각은 IPO보다 더 뒷단의 카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IPO를 진행하지 않고 교보증권을 매각해도 별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 주식 51.63%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현재 장부가는 2800억원으로 현재 교보증권 시가총액인 3312억원과 비교하면 충분히 높게 반영된 상태다. 결국 교보생명이 교보증권 매각으로 큰 효과를 보려면 현재 시총의 두배는 받아야 한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수년전부터 IFRS17 및 KICS 도입에 대응하기 위해 IPO를 포함한 자본확충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며 "IPO는 회사의 미래가 걸린 중대한 의사결정인만큼 시장상황, 규제환경 변화 등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이사회가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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