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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흐름 못 읽네'…린나이코리아의 위기
건조기 시장 개척하고도 '가스식' 고집…건조기시장 전기식이 99% 비중
가스레인지는 SK매직에 시장 1위 뺏겨…"국내 연구개발 거의 안 해" 지적
2018-11-08 18:04:04 2018-11-08 18:04:04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가스기기 전문 일본 기업 린나이코리아가 국내 시장서 주춤하고 있다. 핵심 사업군에 강력한 경쟁자들이 나타나면서 시장 지배력이 떨어지고 있다. 보일러·가스레인지·건조기 등 품목을 가리지 않고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린나이코리아의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지속 하락하고 있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린나이코리아 매출은 20143084억원, 20153134억원, 20163395억원, 20173773억원 등 상승 곡선을 그렸다. 반면 영업이익은 2014138억원, 2015129억원, 2016131억원으로 정체돼 영업이익률은 하락을 면치 못했다. 특히 지난해 영업이익은 77억원으로 100억원대가 무너졌다. 20144.5%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기준 2.0%까지 떨어졌다.
 
린나이코리아는 주력 제품인 가스레인지 시장에서 SK매직(옛 동양매직)에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겼다. 가스레인지 시장은 연간 100만대 안팎으로 업계는 추정한다. 1970년대 한국에 진출한 린나이코리아는 30년 이상 가스레인지 부동의 1위였다. 그러나 2016년부터 SK매직에 선두 자리를 내줬다. 대기업인 SK그룹의 SK네트웍스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SK매직이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린나이코리아와 격차를 벌리고 있는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가스레인지 시장에서 SK매직이 40%, 린나이코리아는 3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조기는 시장에서 존재감을 잃은지 오래다. 가스건조기를 앞세워 건조기시장을 개척한 린나이코리아로서는 아쉬움이 큰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린나이코리아는 1990년대 일본에서 건조기를 들여와 국내에 선보였다. 가스식 건조기로 장점보다 단점이 부각되면서 시장이 커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의 경우 전기식 건조기는 시장이 없었고, 가스식 건조기는 린나이가 원조였다""가스건조기는 빠르게 건조되는 반면 가스를 연결해 설치해야 하는 설치 제약과 옷감 손상 부분이 약점"이라고 말했다.
 
최근 건조기시장은 전기식 건조기로 시장이 재편되며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LG전자·삼성전자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대우전자·위닉스·캐리어에어컨 등 중견기업도 시장에 가세하고 있지만 린나이코리아는 가스건조기를 고집하며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모습이다. 건조기 시장은 커지는데 과실을 따먹지 못하는 것이다. 건조기는 시장규모 100만대 이상으로 커지며 필수가전이 됐다.
 
써머스플랫폼이 운영하는 가격비교 사이트 '에누리 가격비교'에 따르면 올해 1~10월 전기식 건조기의 매출은 지난해 전체보다 152% 성장했다. 반면 가스식 건조기는 49% 역성장했다. 지난달 기준으로 보면 전기식 건조기 100대를 팔 때, 가스식 건조기는 1대가 팔리는 것으로 집계됐다. 린나이코리아는 지난해 11월 신제품 건조기를 출시했으나 가스식 건조기로 시장 흐름에 편승하지 못했다
 
또 다른 주력 제품으로 꼽히는 가스보일러 사업도 빅2인 경동나비엔·귀뚜라미에 밀린다. 경동나비엔이 해외 수출, 귀뚜라미가 적극적인 M&A 등으로 신사업 발굴에 집중하는 데 반해 린나이코리아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린나이코리아는 건조기는 대기업에 밀리고, 캐시카우인 가스레인지는 SK매직 탓에 이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건조기의 경우 가스식을 고집하지 말고 OEM으로 전기식 건조기라도 들여와 팔았어야 했다""린나이재팬으로 지분이 넘어가면서 마케팅, 경영이 소극적으로 바뀌었다. 국내서는 연구개발을 거의 하지 않고, 린나이재팬 제품을 떼어다가 파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린나이코리아는 린나이재팬 지분이 97.7%로 일본기업으로 분류된다. 
 
사진=린나이코리아 홈페이지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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