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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환경규제 앞두고 유류할증료 도입 기싸움
글로벌 선사 속속 유류할증료 도입…화주들은 반발
2018-11-07 16:18:03 2018-11-07 16:22:02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해운업계가 오는 2020년 국제해사기구(IMO)의 황산화물(SOx) 배출규제 적용에 앞서 대응책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 등 대형 선사들이 유류할증료 도입을 선언한 가운데 화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운임 인상을 둘러싼 양측의 힘겨루기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영국국제물류협회와 유럽화주협의회는 최근 해운업계의 유류할증료 도입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유류비 개편이 해운업계의 일방적인 결정인 데다, 선박연료유 가격을 산정하는 구조가 불투명하다는 점을 반대 이유로 꼽았다. 
 
세계 1위 머스크가 내년 1월1일부터 새 유류비 체계를 도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선사들이 유류할증료 부과를 서두르고 있다.  오는 2020년 IMO의 황산화물 배출 규제를 앞두고 저유황유 도입에 따른 연료비 부담을 덜기 위해 요금 체계를 변경한 것이다. IMO는 2020년 1월부터 세계 선박 연료유의 황함량 비율을 기존 3.5%에서 0.5% 이하로 낮추는 규제를 시행한다. 해운사들은 ▲기존 벙커C유 대신 저유황유 사용 ▲탈황장치인 스크러버 탑재 ▲액화천연가스(LNG)선 운영 등으로 강화된 규제에 대응해야 한다. 대형 선사들은 저유황유 도입과 탈황장치 적용 등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분산하고 있다.
 
현대상선이 지난 10월22일 부산지사에서 '부산지역 화주 초청 해운시황 설명회'를 열고 시장 상황을 전하고 있다. 사진/현대상선
 
머스크의 개편안에 따르면, 유가가 톤당 400달러일 때 극동아시아~북미서안 항로는 390달러, 극동아시아~지중해 항로는 480달러의 유류할증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세계 3위 선사인 CMA CGM 역시 반기별 유류할증료 부과 방침을 정하고, 우선 아시아~북유럽·지중해 노선에 적용하기로 했다.
 
국적 제1선사인 현대상선도 지난달 화주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시황 설명회에서 내년 1월부터 유류할증료를 도입한다고 안내하고, 현재 운임체계를 마련 중이다. 또 황산화물 저감장치 도입과 친환경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에도 나서는 등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해운업계는 황함량을 대폭 낮춘 저유황유가 기존 선박유보다 50~60%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운임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해운시장이 만성적인 공급과잉에 시달리고 있어 선사들의 입장을 관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운임과 유류할증료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처럼 대형 선사를 중심으로 요금체계를 바꾸고 있다"며 "비용 부담이 원만하게 이뤄지도록 화주들을 설득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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