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항공사 외국인 경영참여 허용된다
국토부 "11월 중 개정안 입법예고"…일사천리 배경 놓고 업계 반발
입력 : 2018-10-24 12:50:53 수정 : 2018-10-24 17:54:49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국토교통부가 11월 초 외국인도 국내 항공사의 등기임원을 맡을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항공사업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것으로 확인됐다.
 
복수의 국토부 관계자는 24일 "국내 국적 항공사의 외국인 임원 재직과 지분 참여 제한에 대해 합리적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문제들을 검토해야 한다는 논의가 꾸준히 제기됐다"며 "항공사업법 등의 개정안을 마련해 11월 초에 입법예고하는 것을 목표로 일정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원입법으로 할지, 정부입법으로 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현행 항공사업법 9조와 항공안전법 10조 1항은 ▲대한민국 국민이 아닌 사람 ▲외국 정부 또는 외국의 공공단체 ▲외국의 법인 또는 단체 ▲1호부터 3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가 주식이나 지분의 2분의 1 이상을 소유하거나 그 사업을 사실상 지배하는 법인일 경우에는 항공운송사업 면허의 결격사유에 해당한다고 명시했다. 외국인이 국내 항공사를 지배할 가능성을 막기 위한 조치다.
 
사진/뉴시스
 
이 사안은 이른바 '물컵 갑질'의 장본인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2010년 3월부터 2016년 3월까지 미국 국적자로서 진에어 등기이사로 재직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공론화됐다. 이후 진에어는 항공법을 위반한 혐의로 면허 취소 위기까지 몰렸다. 국토부는 논란 끝에 8월 최종적으로 진에어의 면허를 유지하기로 결정했으나, 신규 노선 허가와 신규 항공기 등록 등은 당분간 제한키로 했다. 현재 관련 법을 놓고 항공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규제를 완화하자는 쪽과 국가 기간산업 보호를 위해 규제를 유지하자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토부가 국적 항공사에 대한 외국인의 경영 참여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 중인 게 확인되자 업계는 대한항공을 위한 특혜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지난 15일 조 전 전무가 검찰로부터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과 국토부의 행보가 겹치면서, 배경을 놓고 온갖 추측마저 난무하고 있다. 조 전 전무가 미국 국적을 포기하지 않는 한 현행법에서는 대한항공과 진에어 등 그룹 내 항공사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토부는 항공사 외국인 경영 참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된다고 했는데, 대한항공 외에 누가 필요성을 말하겠느냐"며 "조 전 전무가 무혐의 처분을 받고, 이튿날 한국교통연구원이 관련 법 개정 필요성을 주장하는 세미나를 열고, 국토부의 입법예고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배경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절차에 대한 지적도 있다. 문제가 드러난 것은 지난 4월, 해당 사안으로 진에어가 면허 취소 위기까지 몰린 게 8월인데 불과 몇 달도 지나지 않아 관련 규제를 푸는 방향으로 법 개정이 추진 중이다. 그동안 정부의 의견 수렴은 16일 한국교통연구원 주최로 세종시에서 열린 2시간짜리 세미나가 전부다. 세미나에서도 항공사업법 관련 개정안 입법예고를 준비 중이라는 사실이 전혀 공지되지 않았다. 정부가 면피성 행사를 열었다는 비판이 불가피한 대목. 교통연구원은 교통·물류정책을 연구하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으로, 국토부가 관련 정책을 수립할 때 자문을 맡는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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