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꺾였다는데 신고가 행진 '왜?'
호가는 빠르고 실거래가는 느리다
입력 : 2018-10-24 06:00:00 수정 : 2018-10-24 08:54:16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최근 강북 등 서울 일부지역 아파트단지들이 신고가를 찍었다는 소식을 전해오고 있다. 정부의 9.13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이 급랭하면서 상승세가 완연하게 꺾인 모습인데도 가격이 오른 것이다. ‘하락’에 초점을 맞추고 연일 보도되는 언론기사와도 온도차가 있다. 
 
이와 같은 가격과 현실의 괴리는 여러 이름으로 불리는 집값이 뒤섞여서 시차를 두고 전해지다 보니 생기는 왜곡현상으로 파악된다. 
 
우선, ‘집값 하락세’라는 표현은 틀렸다. 한국감정원이 매주 발표하는 주간 동향을 참고하면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오르는 중이다. 10월 셋째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5% 올랐다. 6주 연속 상승이다. 단, 전주 0.07% 상승에 비해 상승폭이 줄었다. 즉 계속 오르는 중이긴 한데 그 기세가 꺾였다는 것이지 제자리걸음을 한다거나 하락세로 반전했다는 뜻이 아니다. 주식시장에서는 이를 ‘강보합’ 정도로 표현한다. 
 
부동산 중개업소나 인터넷포털 부동산 메뉴에서 볼 수 있는 시세는 뚜렷한 내림세다. 이 가격은 호가 즉 팔겠다는 사람, 사겠다는 사람이 부르는 가격이다. 
 
부동산가격은 호가와 실거래가 사이에 생기는 시차로 인해 시세를 파악하는 데 혼란을 줄 수 있다. 사진/뉴시스
9.13대책 이전으로 돌아가 보자. 시세가 뛰자 집을 사겠다는 사람들이 몰렸다. 매도자들은 더 높은 가격을 받기 위해 호가를 높였는데도 매수 희망자가 넘쳤다. 급하지 않은 매도자들은 동향을 파악하기 위해 매물을 거둬들이는 대신 매수자들이 얼마까지 따라올지 확인하기 위해 호가를 크게 높였다. 1000만원, 2000만원씩 높이던 것을 5000만원, 1억원씩 높여 불렀다. 실제 거래는 크게 감소할 수밖에 없었다.  
 
이런 가운데 9.13대책이 발표됐고 시장은 눈치 보기로 돌변했다. 매수 희망자는 매수를 유보했으나 매도자 중 일부가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다. 처음엔 가장 최근의 호가 근처였고 거기에서부터 조금씩 가격을 내리는 중이다.  
 
하지만 아무리 호가를 내렸어도 대법원 실거래가격보다는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지금 나오는 실거래 건은 2~3개월 전, 즉 시세 급등 초기에 이뤄진 계약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웬만한 아파트단지에서 나오는 실거래가는 계속해서 신고가 기록을 갱신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개업소의 매도호가는 점점 낮아져, 아직 실거래가로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실제 마지막으로 거래된 가격 근처로 접근한 상황이다.  
 
실거래가를 조회하다가 신고가가 속출하는 것을 보고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달려 들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정부가 연말에 발표할 예정인 신도시 공급 대책을 확인한 뒤에 움직여도 늦지 않다. 실거주든 투자든, 지금은 관심 가는 후보지를 발품 팔며 눈으로 확인하는 시간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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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창경

<매트릭스>의 각성한 네오처럼, 세상 모든 것을 재테크 기호로 풀어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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