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무역보험공사(무보)가 부실 위험을 알고도 삼성물산의 수입보험을 승인해 수백억원의 손실을 봤다는 지적이 나왔다.
22일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무보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정 의원은 "2014년 무보는 수입자보험으로 140억여원의 손실을 봤다"며 "부실 위험을 알고도 승인했고, 중간 조사도 생략했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무보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무보는 2014년 수입자보험 보증을 삼성물산에 제공했다. 당시 삼성물산은 몽골로부터 4톤의 금광을 1억 달러 어치 수입하겠다면서 선급금 3000만 달러에 대한 보증을 무보에 요청했다. 하지만 광산 채산성 문제 등으로 계약이 수차례 변경됐고, 결국 몽골업체는 파산했다. 이에 무보는 선급금 중 회수한 금액을 제외하고 약 135만 달러(약 140억원)을 지급했다.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옥. 사진/한국무역보험공사
박 의원은 이 과정에서 수입자보험보증을 삼성물산 지원을 위해 만들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수입자보험 규정은 2014년 7월 수출보험공사가 무역보험공사로 바뀌는 과정에서 신설됐다. 삼성물산이 해당 수입 건에 대해 검토를 요청한 시기는 6월로 법이 시행되기 전에 사전 검토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강병태 사장 직무대행은 "당시 무역보험법을 개정하기 전에 삼성물산에서 수입자보험을 신청한 것은 맞다"며 "제도 시행 전 수요자와 사전 검토과정에서 기업의 요구를 파악해 보험을 만드는 것이 한 과정이다"고 해명했다.
부실 위험을 무보가 알고도 보증을 무리하게 했다는 것도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은 "당시 몽골업체의 신용평가 등급이 하위에 해당하는 E등급을 알았고, 이 때문에 당시 기준을 책정했다는 의문도 든다"며 "현재는 D등급 이상으로 지금 기준이었다면 삼성물산의 수입보증은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무보가 부실위기를 인지했지만 한번도 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결국 140억여원 손해를 입었지만 내부감사도 하지 않았다는 것은 의문"이라며 "당시 정부, 외압과 연관되지 않았다면 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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