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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대리점 설계사, 생명보험 판매서류만 128쪽"
정무위 김병욱 의원, "불필요한 위촉 서류 간소화해야"
2018-10-16 17:16:32 2018-10-16 17:17:52
[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법인보험대리점(GA)에 소속된 설계사가 생명보험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128쪽 가량의 서류를 준비해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손해보험 판매에 필요한 서류는 8쪽으로 생명보험의 그것과 무려 16배 차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이 16일 금융감독원과 보험대리점협회에서 받은 국정감사자료 ‘보험모집현황 및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 등록·위촉 프로세스 현황’에 따르면, 법인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가 생명보험 상품을 팔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서류는 일반 상품의 경우 128쪽, 변액보험은 177쪽이었다. 등록과 위촉까지 걸리는 평균 소요기간은 22일로 나타났다. 
 
반면 동일한 보험대리점에 소속된 설계사가 손해보험 상품을 팔기 위한 필요서류는 8쪽 내외로 집계됐다. 등록과 위촉에 걸리는 평균 소요기간도 8일에 불과했다.
 
이 같은 차이는 위촉서류의 전산처리과정에서 비롯됐다. 손해보험회사는 위촉서류를 등록 업무 대행 회사에 제출하면 대부분의 회사가 전산으로 공유하지만, 생명보험회사는 각각의 생명보험회사가 위촉서류를 개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개인(신용)정보 수집 이용 및 제공에 관한 동의서(2쪽)의 경우, 개별 21개의 생명보험회사의 양식이 대부분 달라 보험대리점은 설계사 한 명당 40쪽에 이르는 서류를 각각의 생명보험사에 보내야 한다. 손해보험판매 절차와 다르게 등록 때 이미 제출했거나 동일한 의미를 갖는 서류도 표준화가 돼있지 않아 각각 제출해야 하는 것이다.

김병욱 의원은 “보험대리점 설계사가 22만 명을 넘고 보험판매의 절반을 차지하는 가운데, 보험대리점 설계사 한 명이 동일한 내용의 서류를 개별 보험사마다 각각 보내는 것은 시간적·비용적 측면에서 큰 낭비”라며, “특히 등록·위촉의 무자격 기간이 장기화되면 그만큼 업무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으며, 타인코드를 사용하는 경유계약이 발생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보험설계사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곳은 보험대리점이다. 2015년 말 보험대리점의 보험모집 설계사 수는 20만4000여명에서 지난해 말 22만3000명으로 2만명 가까이 늘었다. 반면, 은행과 보험회사의 설계사 수는 같은 기간 18만명에서 17만6000명으로, 20만3000명에서 18만9000으로 줄었다. 작년 대리점 보험료의 비중도 전체 보험료의 49.4%를 차지했다.
 
김 의원은 “보험대리점의 설계사가 보험회사의 설계사 수를 넘어서고 있는 현재 시점에 복잡하고 불필요한 설계사 위촉서류를 표준화 및 간소화하고, 전산 공유시스템 도입과 함께 위촉기간도 단축시키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 사진/뉴시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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