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은 최저임금 지역별 차등화 방안…현실화될까
최저임금 두해 연속 인상에 지역별 최저임금이 정부 대안으로 부상
미·일 등 지역 최저임금 운영…일 도쿄와 오키나와 최저임금 격차 2400원 넘어
2018-10-07 13:30:00 2018-10-07 13:30:00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최저임금이 2년 연속 급격하게 오르면서 지역별로 최저임금 인상폭을 차등 적용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최저임금 인상의 피해 계층인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으로 지역별 최저임금이 검토되고 있다. 노동계와 경영계도 지역별 최저임금 도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7일 경영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역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해 적용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지역별 최저임금은 업종별 최저임금과 함께 경영계의 숙원 중 하나다. 이전에는 현실성이 낮았다. 하지만 최저임금이 가파르게 올라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인의 부담을 낮추는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역별 최저임금의 도입 가능성을 거듭 강조하면서 불을 지피고 있다. 김 부총리는 최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기획재정부가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차등화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일정 범위의 인상폭을 지자체에 주고, 결정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아이디어 차원에서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지난 4일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재까지 국회에는 지역별 최저임금 도입을 골자로 하는 다수의 최저임금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다. 시·도별 최저임금위원회가 지역별 최저임금을 정하거나,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구분해 최저임금을 정하는 방식도 개정안에 담겨 있다. 현재는 최저임금위원회가 전국의 단일 최저임금을 정하고 있다.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의 노사정 협상을 통해 결정된다. 노사위원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공익위원이 인상폭을 정하고 표결로 결정했다. 최저임금제도가 도입된 1988년 이후 최저임금은 총 32회 인상됐는데, 이중 25회를 표결로 인상액을 정했다. 공익위원이 사실상 최저임금을 정한다는 비판이 높았다.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 최저임금 제도의 개선을 필요성은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지역별 최저임금 제도는 부작용이 만만치 않아 현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노사 모두의 분위기다. 노동계의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정부는 지난해 전문가를 대상으로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했다. 이때 지역별 최저임금도 함께 검토했는데,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다. 최저임금위원회 전문가 태스크포스는 "최저임금을 지역별로 구분할 경우 노동력이 (최저임금이 높은 지역으로) 이동하고, 지역 낙인효과가 우려된다"며 "노동력 수급이 지역별로 왜곡되고, 지역 균형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4개국 중 최저임금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는 26개국이다. 이중 미국, 캐나다, 일본이 지역별 최저임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OECD 비회원국 중에서는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도 이 제도를 운영 중이다. 지역별 최저임금이 지역간 빈부 격차를 늘린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에서 최저임금이 가장 높은 도쿄도의 올해 최저임금은 985엔, 가장 낮은 지역인 오키나와현은 737엔이다. 두 지역의 최저임금 격차는 한화로 2464원에 달한다. 노동계에 따르면 일본 내에서도 지역별 최저임금의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역별 최저임금의 부작용에도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기재부와 고용노동부는 지역별 최저임금을 검토하고 있고, 10월 정기국회에서도 야당 의원을 중심으로 공세가 예상된다. 자유한국당의 송언석, 윤상직, 박대출, 강효상 의원 등은 지역별 최저임금을 도입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지역별 최저임금 도입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노정관계는 냉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계는 지역별 최저임금을 이른바 '지역차별법'이라며 반발을 예고했다. 민주노총은 "지역별 최저임금은 지역 격차와 차별을 확대해 최저임금 제도를 무용화하려는 것"이라며 "저임금 노동자에게 최저임금은 생존권인데, 정부는 설익은 아이디어를 함부로 내뱉지 말아야한다"고 비판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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