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미국 뉴욕 순방 종료…북미간극 줄이고, 국제사회 지지 확보하고
전방위 대미 여론전 집중…트럼프 정상회담부터 폭스뉴스 인터뷰까지
입력 : 2018-09-27 11:48:54 수정 : 2018-09-27 11:48:54
[뉴욕=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을 끝으로 3박5일 미국 뉴욕 순방을 마치고 귀국길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순방기간 비핵화 협상을 둘러싼 북한과 미국의 간극을 줄이는데 우선 집중했고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국제사회 지지확보, 한미동맹 강화 등의 성과를 거뒀다.
 
문 대통령은 이번 뉴욕 일정에 동포간담회나 경제 관련 행사 등은 잡지 않고 한미 정상회담과 대미여론전, 유엔총회에 집중했다. 일정의 수는 줄었지만, 각각의 일정에 들어간 공은 더 많았다는 평가다.
 
우선 문 대통령은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후 다섯번째 정상회담을 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메시지’를 전하고 2차 북미정상회담 시기·장소와 종전선언에 관해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한 뜨거운 의지를 확인했다”며 북미회담을 기정사실화했고, 유엔총회에서도 “김 위원장의 용기와 행동에 감사하고 싶다”면서 개인적인 신뢰감을 과시했다.
 
25일에는 연내 ‘종전선언’과 미국의 ‘상응조치’를 위한 대미여론전에 나섰다. 오전에 미국 내 대표적인 보수성향방송 폭스(FOX)채널 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오후에는 미국외교협회(CFR)와 코리아소사이어티(KS), 아시아소사이어티(AS)가 공동주최한 연설회에 참석해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오전에는 미국 보수층을, 오후에는 오피니언 리더층을 공략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촉진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서도 종전선언을 일종의 ‘과정’이자, 언제든지 번복할 수 있는 ‘정치적 선언’으로 의미를 축소했다. 또 “남북이 통일을 이루고 난 이후에도 주한미군이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종전선언이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보수진영의 우려를 일축했다.
 
상응조치에 대해서도 “반드시 제재완화를 뜻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종전선언 ▲인도적 지원 ▲예술단 교류 ▲비핵화 검증을 위한 연락사무소 설치 ▲경제시찰단 등 다양한 선택지를 제시했다. 비핵화협상에 있어 미국 측의 심리적 거부감과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한 노력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절박한 목소리’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약한 모습을 노출시켜 북미 간 심리적 간극을 줄이려는 시도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많은 세계인들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여러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북한을 믿지 못하겠다’ 또는 ‘속임수다, 시간 끌기다’라고 말하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금 이 상황 속에서 속임수를 쓰거나 시간 끌기를 해서 도대체 얻을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그렇게 되면 미국이 강력하게 보복을 할 텐데 그 보복을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북한의 진정성을 믿어 달라”고 말했다.
 
마지막 날인 26일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서 연설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그간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설명하고 “이제 국제사회가 북한의 새로운 선택과 노력에 화답할 차례”라면서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공식 발표한 셈이다.
 
또 “한반도는 65년 동안 정전 상황이다. 전쟁 종식은 매우 절실하다”며 “평화체제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할 과정이다. 앞으로 비핵화를 위한 과감한 조치들이 관련국들 사이에서 실행되고 종전선언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한다”면서 종전선언 필요성을 국제사회에 설명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기간 북한 비핵화 문제뿐만 아니라 한미 경제관계 강화에도 일정 성과를 거뒀다. 24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안이 타결됐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가장 먼저 타결되고 서명된 무역협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범세계적 통상압박에 한국이 먼저 탈출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에 아주 불공평했던 무역 협정을 다시 재협상한 것”이라며 “이 협정에 대해 아주 상당히 기쁘게 생각하고, 미국 또 한국에게도 아주 훌륭한 무역협정이라고 생각한다. 양국에게 도움이 되는 협정”이라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 역시 “굳건한 한미동맹 관계가 경제 영역으로까지 확장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에 우리가 더 좋은 개정 협상을 함으로써 한미 간의 교역 관계는 보다 자유롭고 공정한, 또 호혜적인 그런 협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미국은 이번 FTA 개정협상에서 자동차 분야(픽업트럭)에서 일정 성과를 얻었지만, 양국간 무역규모가 미미해 상징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은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의 독소조항을 상당부분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욕=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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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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