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승희 기자] 천연고무 가격이 2년래 최저치로 하락하면서 LG화학, 금호석유화학 등 업계의 손익 계산이 분주해지고 있다. 중국을 넘어 전 세계와 무역 분쟁 중인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데다, 중국도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반덤핑 관세를 남발하자 고무 가격 및 마진이 하락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18일 도쿄상품거래소(TOCOM)에 따르면 올 7월 기준 천연고무 선물 가격은 킬로그램당 171엔(약 1716원)으로 2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천연고무 최대 수요 지역인 상하이선물거래소(SHFE) 기준 가격으로도 톤(Mt) 당 1만305위안(약 169만원)을 기록해 2008년 12월 수준의 가격을 보이고 있다. 전년 동월과 직전월 대비로는 각 16.4%, 3% 하락한 수치다.
중국은 전 세계 천연고무의 절반을 소비하는데, 6~8월 중국 타이어 생산업체들이 비수기에 돌입하면서 고무 수요가 줄었다. 중국의 올 6월 기준 고무(천연·합성고무 포함) 수입량은 6.9%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전체로도 전년 대비 2.4% 줄면서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남 여수에 있는 금호석유화학의 제2합성고무 공장 전경. 사진/뉴시스
중국은 지난 7월 NBR(니트릴부타디엔 고무) 등 합성고무에 대해 10%대의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렸으며, 지난해 7월에는 미국이 합성고무의 일종인 ESBR(에멀전스티렌부타디엔 고무)의 한국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부과를 결정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 5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 자동차 및 부품에 대해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검토를 지시한 이후 중국발 지표는 줄줄이 악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자동차 생산대수 신장률은 연평균 6~7%를 유지했으나 올해 2~3%에 그칠 전망"이라고 말했다.
천연고무 가격 약세로 타이어업체에는 원가 부담이 다소 줄어드는 반면, 합성고무를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과 LG화학에는 부담이 커졌다. 합성고무의 가격은 일반적으로 천연고무 가격을 따라가는데, 합성고무의 주요 원료인 부타디엔(BR) 가격은 최근 상승세기 때문이다. 특히 금호석유화학은 나프타분해설비(NCC)가 없어 부타디엔을 외부에서 조달해 합성고무를 만들기 때문에 타이어 등의 수요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마진이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금호석유화학은 올 상반기 319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2163억원)을 돌파하며 기대를 모았지만, 하반기에는 소폭 둔화 될 전망이다.
LG화학은 합성고무의 매출 비중이 크지 않고, 나프타분해설비(NCC)를 보유하고 있어 원료를 자체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 부담이 덜한 편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 말 전남 여수에 이탈리아 석유화학 업체 베르살리스와 합작 공장을 짓고 연간 5만톤의 합성고무 생산에 뛰어들어 공급이 풍부해진 상황이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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