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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준 회장, 200억 비자금 조성 혐의 부인…조현문 증언 '눈앞으로'
10월1일 6차 공판서 아트펀드 혐의 다뤄…펀드 조성 주요 인물들 증인 출석
2018-09-18 09:29:21 2018-09-18 09:29:21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200억원대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준 효성 회장에 대한 5차 공판이 17일 열렸다. 검찰과 변호인단은 비자금 혐의 중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와 관련된 배임 혐의를 놓고 팽팽히 맞섰다. 조 회장은 아트펀드 조성을 통한 배임 등의 혐의도 받고 있다. 동생이자, 형의 혐의를 고발한 조현문 변호사가 10월 중 법정에 출석할 예정으로, 조 회장이 수세에 몰리는 형국이다.

이날 오후 2시10분 서울중앙지법에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관한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 회장에 대한 5차 공판이 열렸다. 3시간 동안 진행된 공판에서 검찰과 조 회장의 변호인단은 2013년을 전후한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재무상황과 주식가치 평가, 자금거래 내역, 조 회장의 배임 혐의 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우선 검찰은 이 회사의 재무 담당자와 회계보고서를 작성한 회계법인 관계자 등의 진술서, 수사보고서 등을 증거로 "2013년 7월 조 회장은 자신이 부담할 외국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재매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로 하여금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을 하게 해 회사에 179억원의 손해를 가한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조 회장 측은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의 회계자료와 당시의 업황, 경영전문가 등의 의견서 등을 제시하며 "검찰의 기소 내용은 증거의 전제가 잘못됐고 주장만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한 조 회장의 업무상 배임 혐의와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 사진/뉴시스
 
이번 공판을 포함해 조 회장은 앞으로 ▲2008년 9월~2009년 4월 미술품을 통해 투자수익을 나누는 아트펀드를 조성해 12억원의 차익을 취득하고 펀드에 손해를 끼친 배임 혐의▲2007년~2012년 효성 직원이 아닌 자에 허위 급여 3억7000만원을 지급한 횡령 혐의▲2007년~2011년 효성인포메이션 직원이 아닌 자에 허위 급여 12억4300만원을 지급한 횡령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는다. 이들 혐의는 조 회장의 동생인 조현문 변호사가 2014년 형을 검찰에 고발하며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효성가 형제의 난'이다.
 
사건을 받아든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는 지난해 11월 서울 마포구 효성 본사와 효성 관계사, 관련자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하고 올해 1월17일 조 회장을 소환 조사한 끝에 1월23일 그를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조 변호사는 2011년부터 조 회장의 비리에 대해 그룹 내부적으로 꾸준히 문제를 제기하며 경고음을 내다가 파문되는 극단적 결과를 맞은 바 있다. 이후 그는 해외로 출국했다. 이달 중 오랜 외유를 끝내고 귀국, 법정 증언대에 설 예정이다. 두 사람이 대면하는 것은 형제의 난 이후 처음이다.
 
조 변호사가 향후 공판에 출석, 형의 비자금 조성과 각종 비리에 대해 어떻게 증언하고 어떤 물증을 제시할 것인지가 이번 재판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조 변호사는 효성 총수일가로, 부사장까지 지내는 등 그룹 속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에 그의 법정 증언과 물증이 이번 재판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효성도 조 변호사의 귀국과 법정 출석 여부 등 차후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조 변호사 측은 현재 서울 모처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이번 재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내달 1일 서울중앙지법에서는 오전 10시부터 아트펀드와 관련해 6차 공판기일이 열린다. 이날에는 아트펀드 조성에 핵심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지목된 박모 전 효성 무역PG(Performance Group)장과 박모 OOO갤러리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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