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간 비핵화 논의 촉진하는 주도적 노력하겠다"
문 대통령 적극적 중재 천명…"남북 정상회담, 종전선언·평화협정 가는 담대한 발걸음"
입력 : 2018-08-15 15:29:28 수정 : 2018-08-15 15:29:28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내달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을 해 나가겠다”고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는 인식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을 적극적으로 중재하고, 우리 정부 주도로 종전선언 체결을 비롯한 평화체제 구축 모멘텀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 발전은 북미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다. 오히려 남북관계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시키는 동력”이라고도 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논의할 내용에 대해서는 “판문점선언의 이행을 정상 간에 확인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달 18일 미국 뉴욕서 열리는 유엔총회 시작 전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함으로써 이후 국제사회로부터 종전선언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의도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에 이처럼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 건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진전 없이 지리한 기싸움만 이어가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동력을 살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미국 내 분위기도 우리에게 썩 좋지 않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종전선언과 관련, “(한반도) 평화체제를 지지하지만, 우리의 주된 초점은 비핵화에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가시적인 비핵화 조처를 취하기 전에는 대북제재 완화나 종전선언 등에 나서기 힘들다는 최근 기조를 반복한 셈이다. 미국 내에서는 ‘남북관계 개선은 북핵문제 해결과 별개로 갈 수 없다’며 한국 정부가 지나치게 앞서나가려는 데 대한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온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지난 13일 서울 국립외교원 강연에서 종전선언 관련 “지금 뭐라고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빠른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북미 양측이 지난 주말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열고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종전선언 문제를 논의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이 방북을 준비하고 있는 점은 호재다. 문 대통령이 이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가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란다”고 밝힌 가운데 우리 정부가 막후에서 북미 간 접촉을 지원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이 과정에서 북미 간 비핵화 대화 촉진을 위해 지금보다도 더 구체적인 프로세스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거시적인 담론에만 그칠 게 아니라 ‘완전한 비핵화’의 개념이나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지 등에 대해 현실적인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미 간 비핵화 문제 의견 접근은 문재인정부의 관심사항인 남북 경제협력 사업 진전으로도 연결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만약 북한이 내년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기하면 민생분야 관련 대북제재를 먼저 해제하면서 개성공단 재가동과 금강산관광 재개,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이날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 구상, 경기도·강원도 접경지역 내 통일경제특구 설치 등 다양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내달 11~1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 등에서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교류협력 사업 외에 북한은 물론 국제사회까지 포함한 추가적인 사업 논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편 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현재 진행 중인 경협사업들의 진행상황을 암시하는 언급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상호대표부로 발전하게 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사상 최초로 설치하게 됐다”며 “며칠 후면 남북이 24시간 365일 소통하는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했다. 남북이 철도·도로 연결을 위한 공동점검을 실시 중인 가운데 문 대통령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라고도 했다. 13일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도 남북은 경제문제를 포함한 판문점선언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의견을 교환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73주년 광복절·정부수립 70주년 경축식에 참석해 경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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