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기준법 5인 미만까지 적용…시행시 일대 격변
고용노동행정개혁위 "TF 구성해 즉시 추진하라"…'을 대 을' 싸움 전락될까 우려도
2018-08-02 18:17:54 2018-08-02 18:17:54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개혁위)가 5인 미만 사업장까지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할 것을 권고한 가운데, 현실화될 경우 산업 현장은 거대한 변화의 회오리에 직면할 전망이다.
 
노동계는 근로기준법이 제정된 1953년 이후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이 줄곧 법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조속한 이행을 촉구했다. 앞서 개혁위는 지난 1일 "5인 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관련 T/F를 즉시 구성해 추진할 것"을 고용노동부에 권고했다. 다만, 적용 범위와 시기는 지난 최근 근로기준법 개정을 고려하라고 덧붙였다. 
 
 
 
현행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상시 근로자가 5인 미만인 경우 해고 제한 및 법정 노동시간 준수 등의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다. 경영상의 이유로 부당해고 등이 빈번해 노동자는 고용불안에 시달리지만,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도 할 수 없다. 법정 노동시간의 제한도 없다. 지난 2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현재 300인 이상 사업장은 주 52시간을 넘겨 일하지 못한다. 오는 2020년까지 전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되지만, 5인 미만은 예외다. 장시간 노동을 피할 수 없는 데다, 휴일 또는 야간 근무를 해도 법정수당을 못 받는다. 연차휴가, 생리휴가 등의 권리도 없다.
 
이로 인해 근로기준법을 5인 미만 사업장까지 전면 적용, 생계형 저임금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요구가 그간 노동계로부터 꾸준했다. 관련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회기마다 발의됐다. 국회 입법조사처는 2014년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꼭 받아야 할 노동자들이 사각지대에 있다"며 "5인 미만까지 해고 제한, 법정 근로시간 준수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편의점 직원이 물건을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용부가 발표한 2016년 사업체 노동실태 현황에 따르면, 4인 이하 사업체는 120만656개로 전체의 61.6%를 차지한다. 4인 이하 업체에서 종사하는 노동자수는 321만3847명(18.5%)이다. 주로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치킨집과 편의점 등  손쉽게 창업할 있는 업종에 실직자 등이 몰리면서 과당경쟁으로 폐업률도 20%대로 높다. 이는 되레 근로기준법이 확대 적용될 경우 영세 자영업자들의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진다. 특히 최근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리면서 '을 대 을'의 전선만 확대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남정수 민주노총 대변인은 "모든 노동자가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개혁위의 권고안이 즉시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영완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정책 본부장은 "5인 미만의 자영업자에게 해고 제한, 법정수당을 요구하는 것은 적잖은 부담"이라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도 있는데 근로기준법까지 전면 적용되면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동계와 경영계 입장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근로기준법 확대 적용은 산업 현장의 혼란 등을 감안해 시간을 두고 추진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고용부는 중장기 계획으로 관련 법 개정을 검토 중이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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