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 '일자리'에 울고 웃는 사회다. 생산가능인구는 줄어들고 대내외 리스크로 고용지표가 악화되면서 양질의 일자리 요구는 커지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다. 특히 농업과 농촌은 고령화·기후변화 등으로 더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다. 하지만 라승용 농촌진흥청장은 "머지않은 미래에는 최고의 고부가가치 산업인 농업에서 창업과 취업이 가장 활발해 질 것이다"라고 단언한다. 취임 1년을 맞은 라승용 청장은 스마트팜 등 첨단 농산업분야가 더 발전하면서 다양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의 농사는 단순히 육체노동만을 의미했고 땅에 얽매여 있었지만, 앞으로는 장소와 육체노동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농사꾼'이 생길 것이라는 이야기다. 많은 청년들이 자유로운 농사꾼 타이틀을 갖기 희망하는 라 청장의 농업 비전을 들어봤다.
라승용 농촌진흥청장. 사진/농촌진흥청
일자리는 현 정부의 역점 과제다. 농진청은 농산업분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스마트팜, 치유농업, 바이오산업 등 첨단농산업 분야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취·창업 기회가 무궁무진하게 열려 있는 곳이다. 특히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기기를 잘 다루는 청년 농업인 농촌 유입이 꼭 필요하다. 스마트팜 면적이 확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데이터 기반의 컨설팅 전문인력은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업 연구개발(R&D)분야 전문인력을 작년 2586명에서 올해 2951명까지 늘렸으며 스마트농업전문가나 전문연구원 같은 직접일자리 분야도 같은기간 430명에서 445명으로 확대했다.
청년농업인을 농촌지역의 핵심리더로 양성하기 위해서는 젊은 층의 농촌 유입이 필수적인데 어떻게 끌어올린 것인가.
사실 인구 구조적인 문제로 농가인구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었고, 고령화로 농업 기반이 약화됐다. 농업인의 65세이상 고령화율을 보면 1995년 16.2%에서 작년에는 42.5%까지 높아졌다. 농업인의 절반 가까이가 고령자인 것이다. 반면 청년농업인들은 농촌 정착의 어려움으로 초기자본·영농기술·생활여건 부족을 토로한다. 이 때문에 신규 젊은 인력들이 지속적으로 농촌에 들어오기 위해서는 농업에 대한 관심 유도 정책과 영농 창업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40세 이하 청년농업인들을 창업농, 예비농, 신규농으로 나눠 지원하고 분야별로 조직화해 오는 2022년까지 핵심리더 5000명을 육성하려고 한다. 예를들어 충남 서천의 이성희 청년농은 표고버섯 톱밥배지 배양실 원격 스마트제어시스템을 구축했다. 그는 표고버섯 1헥타르(ha), 톱밥배지생산공장 1식, 블루베리 0.2ha를 갖고 있는데 원격제어를 통해 노동력을 절감해서 연매출액이 3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ICT를 활용하고, 가공과 체험을 겸하는 식의 융복합사업의 창업영역이 확대될 수 있도록 인재를 키우고 지원할 것이다.
농업분야에서 특히 기술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농업은 하이테크 산업으로 미래를 여는 열쇠라고 말하고 싶다. ICT를 활용한 한국스마트팜은 농업에 대한 인식의 대전환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은 지금까지 상대적으로 농업분야 진출에 취약했던 청년·여성 계층까지 아우를 수 있다. 고령화된 농촌에서 농가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고령농업인과 농사 경험이 없는 젊은이도 쉽게 농사지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은 농사기술에 정보통신기술을 접목한 지능화된 농장으로 소규모 농장에 적합한데, 여성과 청년농업인에게 꼭 필요한 농업 기술이다. 이에 따라 힘들고 어려운 농업이 아닌 쉽게 진입할 수 있는 한국형 스마트팜 표준모델을 개발하려고 한다. 또 핵심기술을 국산화해 비용을 절감하고, 향후에는 영상 뿐 아니라 음성, 텍스트까지 통합하는 인공지능 플랫폼을 개발할 계획이다.
우리 농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치유농업'이 부각되고 있다.
치유농업은 식물·동물·음식·환경(경관) 등 농촌자원을 활용해 국민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새로운 산업으로 부각되고 있다. 치유농업 시장은 약 1조6000억원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기반구축을 위한 3단계 발전전략을 수립해 지난 2013년 1단계 도입을 시작으로, 올해부터 2022년까지 2단계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그간 다양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해 왔는데 아동에게 주 1회 10주간 식물 기르기를 시켰더니 욕설 6.2%, 조롱 8.8%, 희롱 5.5%가 감소됐다. 성인을 위해서는 간호사와 대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조절 및 회복 프로그램을 적용했더니 스트레스 반응이 14.6% 줄어들었다. 게다가 치유농업사의 경우 국가기술자격 신설을 추진 중이라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지난 7월18일부터 21일까지 창원컨벤션센터에서 농업기술박람회가 열렸다. '젊고 똑똑한 농업과 농촌'에 초점을 둔 이번 박람회에는 6만여명의 농업인과 도시민이 찾았다. 사진/농촌진흥청
지난 7월18일부터 21일까지 농업기술박람회가 열렸다. 박람회를 개최한 이유는.
최신 개발된 첨단기술과 우수한 성과를 국민들에게 공개해 농업기술의 발전상과 미래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마련됐다. 작년에 서울 코엑스에서 1회를 개최했는데 올해는 창원컨벤션센터에서 경상남도와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젊고 똑똑한 농업과 농촌'에 초점을 뒀다. 농업은 어렵고 힘들다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청년 농업인과 젊은이들의 관심을 끌만한 신선한 주제로 구성했다. 청년농업관, 스마트농업관 등에 관심이 높았고, 도시민과 농업인들 6만여명이 박람회를 찾았다.
이번 박람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이 있다면.
짧은 농업연구 역사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농업과학기술 수준은 세계 5위다.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캐나다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점에 놀라워했다. 생산성 향상, 경영비, 노동력 절감, 품질을 고급화 할 수 있는 스마트팜, 농업용 로봇기술 등 변화하는 기술이 한눈에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작물의 양분을 최적 상태로 측정해 재배하는 인공지능 작물생육 관리 시스템과 잘 익은 딸기를 골라 수확하는 수확로봇, 과채류 접목로봇, 물을 스스로 만드는 화분 등에 관심이 높았다. 농업인뿐 아니라 청소년과 일반인도 농업을 쉽게 이해하면서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지난 18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대표적인 성과와 앞으로 이루고 싶은 사업에 대해 듣고 싶다.
현재 우리 농촌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승풍파랑(乘風破浪·못할 일도 없고 안 될 일도 없다)의 자세로 조직 역량을 펼쳐나가고 있다. 일단 작년 취임식 때 약속한 일자리 창출, 첨단 융복합 산업 육성 등 7가지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했다. 앞으로는 농진청의 연구가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돼서 농가소득도 높이고 나아가 국민 삶의 질까지 높이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즉 소득주도 성장이 이뤄 질 수 있도록 쌀수급안정, 안전한 먹거리 생산, 농업인력 양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또 스마트팜 기술개발 등 4차산업혁명 융복합 기술개발, 수출산업 육성 등 미래성장동력 확보에 주력해 국가의 혁신주도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다.
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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