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이준행 고팍스 대표 "개방형 블록체인, 금융 발전 가져올 패러다임 될 것"
기술 중심 거래소 구축…거래 효율성·투명성 확보에 노력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 무법지대…합리적 규정 만들어져야
입력 : 2018-07-25 08:00:00 수정 : 2018-07-26 15:42:53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디지털 경제에서는 퍼블릭(Public·개방형) 블록체인이 금융발전의 다음 패러다임이 될 것입니다. 다만,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 혼탁한 면이 있기 때문에 암호화폐 상장 기준과 정부 중심의 규제 가이드라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준행 고팍스(GOPAX) 대표는 암호화폐 시장을 ‘무법지대’라고 진단하며 이같이 밝혔다.
 
시장 활성화를 위해선 해킹 등 보안이슈를 해결하고, 암호화폐 생태계 전반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 출범한 고팍스는 블록체인서비스 기업인 스트리미(Streami)가 운영하는 국내 5위(24일 코인힐스 기준)의 암호화폐 거래소다.
 
고팍스는 ‘기술 중심의 암호화폐 거래소’라는 슬로건 아래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구현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대표는 최근 <뉴스토마토>와의 만남에서 “거래 효율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거래소의 표준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준행 고팍스 대표는 '암호화폐 거래소 표준'을 만들고 싶다고 피력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역사학과를 졸업하고 맥킨지(McKinsey)와 홍콩 사모투자 전문회사에서 근무한 이준행 고팍스 대표(34)는 언뜻 보기에 ‘암호화폐 거래소’ 대표와는 어울리지 않은듯한 이력의 소유자였다. 암호화폐 거래소 경영자들이 대부분 컴퓨터 공학과 출신의 ICT 전문가나 경영학과 출신이 많기에 이 대표의 이력이 조금 이질적으로 느껴졌지만 정작 이대표는 "역사학’을 전공했기 때문에 오히려 건설적인 암호화폐 거래소 문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금융업 본질 구현 가능"
 
이 대표는 “역사와 인문학은 기술의 발전과 떨어질 수 없는 관계”라며 “오히려 기술을 해석하는 과정에서 인문학적 관점이 도움이 될 때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의 역사가 중세 고리대금업(이자율 수준과 무관하게 이자 받는 모든 사업)에서 시작된 것처럼 암호화폐 또한 자본을 대체할 금융발전의 다음 패러다임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불과 10여년 전, 편지나 전화기로만 소통하던 사람들이 이제는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것과 같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기술 역시 진보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14년경 비트코인을 처음으로 알게 됐는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는 비트코인의 경우 발행인이 별도로 없는 탈중앙화된 시스템으로 금융업 본질을 어느 정도 구현하고 견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면서 “특히 퍼블릭(Public·개방형) 블록체인이 금융업의 대안일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암호화폐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불확실한 것에 대한 베팅의 필요성을 느꼈다”며 글로벌 IT기업 출신 연구원, 사이버경찰청 출신 보안 전문가 등과 함께 2015년 블록체인 서비스 기업인 스트리미를 만들게 된 사연을 소개했다. 현재 스트리미는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의 다양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외화송금서비스 ‘스트림와이어(StreamWire)’와 암호화폐 거래소 ‘고팍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가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면서 가장 방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건강한 경제 생태계(Eco system) 구축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해킹 공격과 일부 투자자만 수익을 얻는 기형적 구조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건전한 시스템을 담보로 효율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준행 대표(사진 왼쪽)가 네드 스캇(Ned Scott) 스팀잇 대표와 협업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백아란 기자
암호화폐 투자 시 팀역량 등 살펴야
이 대표는 “거래소가 존재하는 이유는 거래 투명성을 제공하고, 투자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안전하면서 효율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를 운영하는 것은 상당히 어렵지만 해외 서버를 쓰거나 외부 기술을 빌려 쓰지 않고 자체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블록체인 자체 리서치에 신경쓰는 등 여러 가지 실험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보안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우리는 투자금액의 절반가량을 보안에 투자하고 있다”며 “현재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정보보호인증인 ISMS(정보보호관리체계)에 대한 예비 심사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고팍스는 세계 최초로 ISO/IEC 27001 정보보안 인증도 획득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암호화폐 상장에 대한 요건도 정립했다. 그는 “현재의 암호화폐 시장은 자정 능력이 떨어지고, 혼탁한 상태”라며 “거래소는 투자할 만한 좋은 코인을 상장하고, 블록체인 시장을 성장시키는 ‘관문(게이트웨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대표가 암호화폐 상장절차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상장 수수료도 받지 않고 있다. 암호화폐 사업자에게 상장 수수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부채 의식이 없고, 그만큼 투명한 심사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암호화폐 상장 심의 요청이 오면 내부 실무 협의에서 상장 타당성을 검토한 후 상장위원회를 소집해 상장 여부를 결정한다”며 “이 과정에서 대표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암호화폐 상장 심사 과정에서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수료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투자할 만한 좋은 암호화폐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블록체인으로 만드는 게 말이 돼야 한다”고 꼽았다.
 
미래 금융업의 표준 제시할 것  
이 대표는 “하루가 멀다 하고 코인이 새로 생기는 상황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코인으로 나온다고 해도 현실에서 쉽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큰 쓸모가 없다”면서 “때문에 기술적인 부분에서도 팀 역량과 사업적 역량을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스캠(사기 코인)을 피하기 위해 개발팀의 인력 현황이나 생산, 소멸, 유통방식 등을 살펴야 한다는 조언이다. 그는 또 “지분구조가 애매한 곳은 성장성의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백서를 볼 때 이런 부분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시장 발전을 위해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했다. 이 대표는 “블록체인협회에서 자율적인 심사를 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정부 주도의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상계좌 이슈만 해도 자금 세탁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지만, 암호화폐거래소와 관련한 법안이 없고 은행 자율에 맡겨진 상태”라며 “‘KS마크’를 붙이듯 합리적인 규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블록체인 기술은 단순히 업무 효율성을 향상하는데 그치지 않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혁명적인 기술”이라며 “고팍스 또한 사회적으로 책임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를 만들어 금융업으로서 표준을 제시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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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아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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