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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현실화…글로벌 경제 어디로 가나
확산하면 글로벌 경제 타격 불가피…증시는 불안감 지속 전망
2018-07-08 16:14:47 2018-07-08 16:14:47
[뉴스토마토 전보규·심수진 기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현실화하면서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에서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이 절대적일 뿐 아니라 수없이 많은 나라와 이해가 얽혀 있어 양국 다툼의 여파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다.
 
무역전쟁이 오는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두 나라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점점 더 격화하는 양상으로 흘러간다면 세계 경제가 타격을 넘어 수렁에 빠질 수도 있다.
 
중국 대미 수출 감소·한국 성장률 하락 불가피
미국은 지난 6일(현지시각) 중국산 제품에 대한 1차 고율(25%) 관세 부과를 발효했고 중국도 맞불을 놓으면서 양국의 무역전쟁이 개시됐다. 미국은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고 있고 중국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양국이 강 대 강으로 맞서면서 그에 따른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가장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되는 곳은 중국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미국이 관세율을 25%로 올렸을 때 중국의 대미 수출은 23.4% 감소한다. 대미 수출 단가가 1%포인트 오르면 해당 품목의 대미 수출 물량이 0.98% 줄어든다는 분석에 근거한 수치다.
 
세부적으로는 중국의 대미 수출 주요 품목 중 원자로·보일러·기계류는 20.8%, 전기기기는 21.7%, 광학·의료·측정·검사·정밀기기 등은 19.1%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무역전쟁이 확대될 경우 우리나라도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무역협회의 분석을 보면 미국이 중국의 500억달러 규모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면 우리나라의 총수출은 약 2000억원가량 줄어드는데 그치겠지만 무역전쟁이 유럽연합(EU)까지 전면적으로 확산하면 최대 39조원가량 감소할 수 있다.
 
경제성장률도 저하가 불가피하다. CNBC 등에 따르면 싱가포르 DBS은행은 미국과 중국이 모든 제품에 15~25% 관세를 부과하는 전면적 무역전쟁을 가정했을 때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2.9%보다 0.4%포인트 하락한 2.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싱가포르는 0.8%포인트, 대만과 말레이시아는 각각 0.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에 대한 중간재 수출 비중이 높아 미·중 갈등에서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양국의 갈등은 단기에 쉽게 해소되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민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 정책은 과거 미국발 무역전쟁 사례와 마찬가지로 세계 경제에 부정적일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라며 "무역전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세계 경제의 위상 측면에서 볼 때 중국도 쉽게 물러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그룹은 "높은 수준의 긴장 상태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양국의 무역전쟁이 전면적으로 번지면 중기적으로 글로벌 GDP는 1~1.5%포인트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증시, 불확실성 지속…"저점은 확인"
 
무역전쟁 발발 첫날 글로벌 증시는 큰 충격을 받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지난 6일 코스피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0.7%, 0.5%가량 올랐고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각각 0.41%, 0.85% 상승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연구원은 "관세 발효가 이미 노출된 이슈라 시장에 선반영된 모습"이라며 "미·중 무역전쟁의 추이에 따라 시장이 반응을 보이겠지만 현재는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불확실성은 계속 안고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예상보다 신중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증시가 급락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 통보와 국제적 연대를 선택하는 등 신중한 태도로의 미세한 변화가 나타났다"며 "긴장감은 유지되겠지만 단기 저점은 확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무역전쟁이 완화되는 신호가 나타나더라도 큰 폭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긍정적인 시그널을 내놓으면 지수가 상승하겠지만 크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 경기와 기업이익이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 추세적 오름세는 나타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작년 11월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전보규·심수진 기자 jbk880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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