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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태곤의 분석과 전망)그건 이렇습니다
2018-06-11 06:00:00 2018-06-11 06:00:00
재미없다 재미없다 해도 선거는 선거다. 그러다보니 언론인들의 연락이 늘어나고 있다. ‘감’이나 기사 방향을 잡기 위한 질문들도 있고 이미 틀이 정해진 기사에 채워 넣을 전문가 멘트를 얻기 위한 전화들도 많다. 사전투표도 끝났고, 선거일이 그야말로 코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두 가지와 그에 대한 답을 소개해볼까 한다.
 
Q. 사전투표율이 높다. 이유가 뭘까? 누구에게 유리할까?
 
이번 선거 사전투표율은 20.14%로 집계됐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26.06%)에는 못 미치지만 2014년 지방선거(11.49%)나 2016년 20대 총선(12.18%)의 두배에 육박한다. 통상 이슈가 첨예하고 선거전이 치열할수록 투표율이 높아지는 것을 감안하면 꽤 높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사전투표라는 제도 자체가 안착했다. 홍보도 잘 되어있고 기술적 안정성, 유권자 편의성도 매우 높다. 둘째, 전반적으로 투표율 자체가 상승하는 분위기다. 21세기 들어서 투표율이 하락하고 이른바 정치 무관심층도 늘었다. 전국단위선거에서도 40%대 투표율이 심심찮게 나왔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을 기점으로 투표율은 반등하는 추세다. 이후로도 2014년 총선, 촛불집회, 2017년 대선을 거치며 투표 행위 자체에 대한 효능감도 증가했다. 특히 2, 30대 층에서 ‘투표 따위는 안 하는 것이 쿨하다’는 분위기가 ‘내가 한 표 찍으니 결과도 바뀌더라’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 투표 인증샷 등이 그 방증이다.
 
투표율이 높으면 진보에, 낮으면 보수에 유리하다는 속설이 있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이 승리한 2012년 대선 투표율은 직전 대선 보다 12%포인트 이상 높았다. 전체 투표율보단 연령대별, 지역별 투표율을 통해선 유불리를 점쳐볼 수 있다. 사전투표의 경우 지역별 투표율은 공개되지만 연령대별 투표율은 공개되지 않는다. 이번엔 전남 장성이 43.72%, 고흥 43.45%, 곡성 41.05% 등이 최고투표율을 기록했다. 여권 우세 지역이기도 하지만 고령화 지수가 매우 높은 지역들이다.
 
Q. 격전지는 어디로 보면 되나?
 
통상 지방선거에선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이 최고 관심 지역이고 영호남은 각각 ‘디폴트’로 간주했다. 그런데 이번은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제주, 경남, 대구 같은 곳이 관심지역으로 꼽히고 있다. 왜 그럴까? 선거를 결정짓는 두 요소는 결국 정당과 인물이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을 압도하고 있으니 전국적으로 초강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이 현상을 기본값으로 두고 보면 된다. 야당이 후보 경쟁력도 여당에 많이 밀리거나, 속된말로 여당 야당 모두 볼 사람 없는 지역에선 안정적으로 여당이 우세하다. 그렇지 않은 곳이 관심지역인 것이다. 야당 후보가 정당의 약세를 메꿀만한 경쟁력을 보이는 곳이 관심지역이다.
 
예를 들어 제주의 경우 원희룡 현 지사가 당적을 버리면서 정당 요소가 많이 줄어들었고 인물 요소가 부각됐다. 이후 원 지사는 여론조사상 지속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대구의 권영진 시장 같은 경우에도 평상시 시정 평가가 괜찮은 편이었기 때문에 어쨌든 우위를 놓치진 않고 있다.
 
경남도 그렇다. 당 지지율에선 밀리지만, 한국당의 바닥 저력이 있는 곳이고 경남 주민들이 보는 인물 경쟁력에선 김태호 후보가 김경수가 밀리지 않는다.
 
경기도의 경우 남경필 지사에 대한 도정 평가는 괜찮은 편이었지만 이재명 후보의 인물경쟁력도 매우 높았다. 그러니 애초에 격차가 압도적이었는데, 이재명 후보에 대한 네거티브 요소가 부각되면서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다.
 
전국 12곳 국회의원 재보선의 경우 서울을 제외하곤 인물 구도가 부각되는 곳이 거의 없다. 그러면 당대당의 대결만 남는다. 여당이 우세할 수밖에.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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