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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 핑퐁게임으로 철강과 비철금속 기계, 화학업종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양국의 무역전쟁으로 완제품 교역이 줄고 경기 위축이 뒤따를 경우 한국산 중간재의 수요도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다.
특히 기계업종은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걱정이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4월 중국에 수출하는 한국기업 656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이 통상법 301조를 근거로 대중 제재에 들어갈 경우 대중 수출감소 예상기업 중 일반기계의 비중이 27.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기전자 15.2%, 철강제품 12.1%, 수송기계 12.1% 순이었다. 한국건설기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이 생산한 건설장비의 73%는 해외로 수출했다. 이 가운데 북미와 중국이 각각 19%,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무협은 추정한다.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 등 국내 기업들은 이미 중국에 생산기지를 보유하고 있어 현지 시장 변화에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또 기계와 같이 생산 공정이 복잡한 산업은 대중 수출 제품의 최종 소비자 확인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간접적인 피해를 파악하는 일조차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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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도 안전지대가 아니긴 마찬가지다. 한국산업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상호관세를 부과하면 화학의 대미·대중 수출 감소액이 4000만달러로, 정보통신·가전(1억70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이 중국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산 중간재 투입 비중이 높은 화학이 입는 피해가 다른 산업에 비해 클 수밖에 없다. 중국이 미국에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경우에도 한국산 중간재 투입이 감소하며 화학이 어려움을 겪게 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고조되면서 한국산 화학제품이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 22일 미국, 한국, 대만산 스티렌(합성고무와 플라스틱의 원료)에 대한 반덤핑 최종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다음날부터 3.8~55.7%의 반덤핑 관세를 5년간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산 스티렌 제품은 13.7~55.7%의 관세가 부과돼 제재대상 국가 중 가장 피해가 컸다. 한국산과 대만산의 관세율은 각각 6.2~7.5%, 3.8~4.2%로 사실상 미국을 겨냥한 제재에 양국이 희생양이 됐다는 평가다.
철강은 양국 간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나비효과'에 주목한다. 국내 철강기업들은 철강 관세를 면제받는 조건으로 올해 대미 수출 물량을 263만톤(예년 평균 수출량의 70%)으로 줄이는 데 합의해 쿼터(수입제한)를 적용받고 있다. 미국의 반덤핑 제재로 현지 철강 가격이 오르고, 이는 연쇄적으로 해외 시장에서 거래되는 제품 가격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발 가격인상 효과가 일시적으로 그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 외 지역에서 그만큼 수요가 뒷받침돼야 하지만,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결국 중장기적으로는 철강업계가 공급과잉에 직면하게 되고, 가격하락으로 이어져 수익성에 발목이 잡힐 것이라는 지적이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혹여 일부 국가에서 자국 보호를 위해 관세장벽을 친다면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해운업계도 미중 무역 분쟁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이미 미중 교역의 7% 정도가 상호관세의 영향권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한다. 양국 간 무역전쟁으로 세계 교역량 증가율이 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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