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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방안 9월 발표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TF 구성, 외부전문가로 구성
윤석헌 원장 "삼성증권 배당사고·농협은행 제재, 부끄러운 사건"
2018-06-20 15:09:58 2018-06-20 15:09:58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금융감독원은 최근 삼성증권 배당사고 등 금융사고를 계기로 금융기관 내부통제 문제의 근본적인 개선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TF를 구성했다. TF는 오는 9월 중 혁신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20일 학계, 법조계, 연구원 등 외부전문가 6명으로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TF'를 구성하고 1차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TF는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안수현 한국외대 교수, 이건범 한신대 교수, 이시연 한국금융연구원 박사, 심희정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송창연 법무법인 세한 변호사가 참여한다.
 
이번 TF는 금융권 전반의 내부통제 운영 및 제도상 미비점을 파악한 뒤 오는 8월 말까지 금융기관의 내부통제 운영을 개선하고 임직원의 내투통제 준수 실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종합적이고 혁신방안을 마련해 9월 중 발표할 예정이다.
 
내부통제 미흡은 금융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 4월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조합원에게 28억1000만원의 현금배당을 지급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의 실수로 28억1000만주가 착오 입고됐다. 발행 총량을 초과하는 '유령' 주식이 증권사 직원의 실수로 발행될 수 있다는 사실에 증권거래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훼손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미국 농협은행 뉴욕지점이 뉴욕주 감독청(DFS)로부터 자금세탁방지시스템 미흡 등을 이유로 1100만 달러의 제제금을 부과받았다. 자금세탁방지 업무를 비용으로만 여기는 경영진의 인식 탓에 본점의 관리·감독이 소홀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KT ENS 대출사기'(2014년), '모뉴엘 대출사기'(2015년), '육류담보 대출사기'(2016년) 등 금융권 대출사기가 끊이지 않는 것도 담보확인과 사후관리라는 여신심사 내부통제 책무를 소홀히 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2~2013년 3개 카드사에서 벌어진 고객정보 유출 사태 역시 외주직원도 고객 데이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방치한, 안이한 내부통제에서 비롯됐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금융기관의 내부통제는 건전경영, 소비자보호 및 금융시장 질서를 위한 핵심요소"라고 밝혔다.
 
다만 "아직도 금융기관 임직원의 내부통제에 대한 관심 및 책임의식은 미흡하다"며 "최근 발생한 삼성증권 배당사고와 육류담보 대출사기 사건 등은 기본적인 내부통제가 작동되지 않는 우리나라 금융기관의 부끄러운 현실을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또 "내부통제는 금융기관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지탱하는 뿌리"라며 "견고한 내부통제는 수익과 성장의 기반이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TF 위원들에게 "금융기관 내부통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임직원의 책임의식을 제고하며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혁신방안을 제시해 달라"며 "독립적이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의견을 적극 개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관점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TF 위원에 금감원 및 금융기관 임직원을 배제했다"며 "금감원은 실무지원과 소통창구 역할만 담당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동원 위원장도 "내부통제는 사실상 금융기관 업무 전반에 걸쳐 있고 지배구조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다양한 측면에서 종합 검토하고 해외 주요국 사례 등도 적극 참고해 제3차적 입장에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혁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20일 서울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금감원 내부 통제 혁신 TF 회의에서 윤석헌 금감원장이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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