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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열린다…인프라 투자에 기대감 활활
2018-06-12 18:01:05 2018-06-12 18:01:05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중후장대 산업이 한껏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북미 간 원만한 정치적 합의에 따라 북한의 개방을 비롯한 남북 간 경제협력 강화를 기대한다. 전력기기와 건설기계, 산업용 화약, 항만 등 인프라 관련 기업들이 대북 경제협력의 실질적인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경협 특수가 예상되는 분야는 전력기기와 건설기계, 철도차량, 산업용 화약 등이다. 이 가운데 철도와 도로, 농업, 광물자원 분야가 투자 1순위로 지목된다. 특히 물류의 핏줄 역할을 하는 철도 인프라의 경우 조기 투자 가능성도 점쳐진다. 국토연구원이 지난 2013년 북한의 철도 분야 주요 사업비를 추정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평양~신의주 총 486km 구간의 고속철도 신설 사업비는 약 8조원에 달한다. 남한과 북한을 잇는 노선과 북한 내 철도 현대화 사업, 남북과 중국을 연결하는 사업까지 합치면 사업비가 총 18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건설기계 장비 역시 경협 특수를 누릴 전망이다. 한화투자증권에 따르면 북한에 3년간 20조원의 인프라 투자가 이뤄지면, 1년5개월 간 굴삭기 판매대수가 약 8000대에 달할 전망이다. 전력기기도 조 단위의 투자가 예상된다. 2014년 국회 예산처의 연구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의 발전소 개·보수에 2조5000억원, 남포 발전단지와 지역 송배전망 구축에 6조5000억원이 각각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토목건축에 쓰이는 산업용 화약도 경협을 기다린다. 대북 인프라 투자가 본격화될 경우 산업용 화학시장은 연간 5000억원~1조원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는 약 5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시장과 맞먹는 규모다.
 
 
남북 경제협력이 재개되면 북한지역 항만분야의 투자를 선행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은 "북한의 철도는 현재 평균 시속 20km 미만으로 정기적인 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도로 역시 평양 인근과 신의주~단동을 연결하는 구간을 제외하고 대부분 비슷한 사정"이라며 "결국 항만도시를 중심으로 거점형 개발과 항만을 통한 지역경제협력이 초기 방식으로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북한 항만은 배후지 특성과 한반도와 유라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물류 네트워크 관점에서 특화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 기업들도 고부된 분위기다. 남북 경협의 열쇠를 쥐고 있는 현대그룹은 사회간접자본(SOC) 시설과 전력과 통신, 철도, 통천 비행장, 임진강댐, 금강산수자원, 명승지관광사업 등 7개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는 지난달 현정은 회장이 직접 이끄는 남북경협사업 테스크포스팀을 가동하고, 사업 재개를 위한 만반의 준비에 돌입했다.
 
전력 인프라, 건설장비, 철강업계도 사업기회를 엿보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4월 개최한 기업설명회에서 북한의 전력 인프라 현황을 설명하며 대북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포스코는 지난 1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기회가 된다면 포스코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는 북한에서 무연탄을 수입, 제철소에서 활용한 경험이 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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