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LO 총회에서 임금문제 얘기한 민주노총·경총
국제무대 연설한 노사정…"최저임금 폐기" vs "호봉제 바꿔야"
2018-06-06 15:34:04 2018-06-06 15:34:04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한국경영자총협회와 민주노총이 국제무대에서 국내 임금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국제회의에서 국내 노사문제를 지나치게 부각했다는 지적이다.
 
6일 경영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 손경식 경총 회장,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등 한국 노사정 대표들은 5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각각 연설했다.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이 2018년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ILO
 
손경식 경총 회장은 여성의 사회 참여를 확대하기 위해 여성 일자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여성의 장기근속을 위해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유지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연공급형 임금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근속연수가 높아질 수록,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 대신 직무·성과급을 제안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설명한 뒤, 노동계가 나서 폐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가 소득불평등을 개선하려면, 노동자를 쥐어짜 성장한 재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최저임금 삭감법을 폐기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직장 내 성차별·성폭력 문제도 언급했지만, 연설 중 절반을 개정안을 비판하는데 할애했다.
 
연설 주제는 각국의 이해관계를 대변할 수 있는 내용을 삼는다. 문제는 노사 대표자의 연설이 이번 총회의 주제와 논의 의제와도 관련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번 107차 총회의 주제는 ‘디센트 워크(decent work)로 여는 미래’다. 디센트 워크는 후안 소마비아 전 ILO 사무총장이 제안했다. 노동의 자유, 평등, 안정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남녀 차별을 없애자는 뜻이 디센트워크에 담겼다. 성평등도 이번 총회에서 논의된다. 별개로 ILO 기준설정위원회는 직장 내 폭력과 괴롭힘 근절을 주제로 논의한다. 따라서 주제에 대한 한국의 입장이 어느 정도 담겼어야 하는데, 한국 노사단체는 국내 이슈인 최저임금과 임금체계 문제를 지적하는데 공을 들여 비난을 자초했다. 더군다나, 노동정책의 수장인 김 장관도 연설 시간 대부분을 정부 정책 홍보에 할애하는 데 그쳤다.
 
한국의 노사정은 매년 열리는 ILO 총회에서 국내 노사문제를 주로 언급, 국제적 노동 문제 논의는 뒷전으로 미뤄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총회는 ILO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매년 6월 열린다. 국제 노동기준을 채택하고, 주요 노동문제가 총회에서 다뤄진다. 그럼에도 한국의 노사정은 노사갈등, 최저임금, 임금체계 등 국내 문제를 총회에서 언급했다.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ILO 총회 때도 노동계와 정부는 기조연설을 통해 서로를 비판했다. 당시 고용부 관계자는 기조연설을 통해 노동계를 "현실직시를 거부하고 현상유지를 원하는 사람"이라고 폄하하기까지 했다. 
 
전문가들은 총회의 성격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예를 들어 한국 정부가 비준하지 않은 ILO 핵심협약(87·98호)과 노동기본권 문제를 주로 다뤄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 노동시장 변화와 고용 안정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국내 문제를 총회로 가져가기 보다, 노동이 나아갈 방향과 노동기본권 문제에 집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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