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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3지방선거 현장24시)⑭제주지사,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후보
"성장한 문대림이 제주 키울 것"
고향서 첫 공식유세…대통령에 배우고 쌓은 인맥, 제주에 보탤 힘
2018-06-01 21:29:26 2018-06-01 21:29:26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대정의 아들 왔습니다. 여러분!” 31일 오전 9시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하모체육공원에 지역주민 300여명이 모였다. 연단에 선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가 이렇게 외쳤다. “문대림! 문대림!” 주민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31일 고향인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주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문대림캠프
 
고개를 숙이는 문 후보다. 그리고는 사과부터 했다. “도지사가 되면 더 큰 힘을 갖고 대정을 발전시킬 것이란 약속을 드립니다. 그동안 지역을 잘 돌아보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어 문 후보가 “지난 6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며 배워왔습니다. 인맥을 쌓았습니다. 그들과 함께 제주 지역 현안을 하나하나 힘 있게 풀어나가겠습니다” 하자 곧이어 환호성이 터졌다.
 
대정읍은 문 후보가 나고 자란 고향이다. 도의원으로 정치인생을 연 ‘정치적 고향’이기도 한 만큼 첫 공식 유세장소 선택에 고민은 없었단다. 노란색 기호 ‘1번’ 로고가 새겨진 파란 점퍼 차림의 문 부호가 “폭삭 소암수다 삼촌(너무 고생한다란 뜻의 제주방언). 잘 부탁햄수다(부탁한다)”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잘햄쪄” “잘햄수다”라며 그의 손을 꼭 잡는다. 모두가 유권자이자, 친구, 선배, 후배다. 한 주민이 “나는 문대림을 지지한다”고 외친다. 나이(56세)만 밝힌 한 남성은 “말로는 바빠서 못 챙겼다고 했지만 문 후보는 항상 진실로 서귀포를 생각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가 31일 자신의 고향인 서귀포시 대정읍에서 선거운동원들과 유세를 하고 있다. 사진/문대림캠프
 
차에 올라타 인근 모슬포 중앙시장으로 이동했다. 가까운 거리지만 약속된 시간을 이미 1시간가량 넘겼다. 문 후보 측 문상필 수행비서가 “유권자 한분 한분과 얘기를 나누시다보면 매번 이렇게 다음 일정이 밀리기 일쑤”라고 했다. 오전 10시가 넘어 시장에 도착했다. 작은 전통시장이지만 활기가 돈다. 차에서 내린 그가 허겁지겁 시장으로 달려간다. 시장 상인들의 손을 잡으며 “아들 왔다. 배짱 있게 한 번 해보겠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시장 모퉁이를 돌아나가며 그에게 제주지사에 당선될 경우 어떤 도정을 꾸릴 것인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는 “제대로 제주도”라고 답했다. “문재인 대통령 비서관으로 일하면서 문대림은 더 큰 숲이 돼 돌아왔습니다. 대통령부터 청와대 각 부서 실장과 수석, 비서관과 행정관에 이르기까지. 각 정부 부처에 장차관들과 부처 공무원들, 국회의원들도 문대림의 큰 숲에 힘을 보탤 수 있게 됐습니다. 제대로 제주도. 제주도를 제대로 만들기 위한 문대림의 비전과 구상은 말이 아니라 구체적인 계획으로 실행에 옮겨질 겁니다. 더 크게 울창해지고 성장한 큰 숲 문대림이 제주도를 더욱 크고 알차게 키워낼 겁니다.”
 
31일 제주시내의 한 거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공식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선거일까지 남은 13일, 어떤 전략으로 임할지 궁금하다고 하자 그는 “민생과 현장, 정책 중심의 선거를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제주특별자치분권 중심 모델을 완성하는 것과 사람·환경보전·포용의 경제·소프트가치 전략에 기반한 18대 핵심공약(100대 과제)을 내세우고 있다.
 
오후 있을 토론회 준비를 위해 문 후보는 먼저 자리를 떴는데 누군가 “뚝심 있는 도지사로 우뚝 서게 해주십시오!” 하며 문 후보의 명함을 나눈다. 연신 허리를 굽혀 시장 상인들에 인사를 건네는 그는 문 후보의 부인 이맹숙씨다. 자그마한 몸집이었지만 후보를 지지하는 말에 호소력이 담겼다. 그러면서도 백발의 채소 파는 어르신한테는 곰살맞게 다가가 “얼마마씨. 요즘 많이 팔렴수과? 가지 3개 2000원어치 줍써”라고 했고 물건을 사러온 손님에게도 “엄마, 사러왔구나예. 고생했수다”하며 먼저 말을 전했다. 그는 “문대림 후보는 힘 있고 믿을 수 있는 도지사 후보입니다. 조화롭게 소통할 수 있고 능력과 자질을 갖춘 사람입니다”하며 지지를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제주도지사 후보의 부인인 이맹숙씨가 31일 서귀포시 대정읍의 한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유력주자가 나타나는 현장은 늘 그렇듯 수많은 지지자들이 몰려 그를 응원한다. 제주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제주지사 선거를 바라보는 지역민심은 ‘정치 염증’으로 압축됐다. 인문학 동아리 제주지부 대표라고 밝힌 현치훈씨(32세·남성)는 “주거와 교통 문제 등 현안이 쌓였는데 후보들이 이는 뒷전이고 서로 공격만 하고 있다. 후보자 검증이 가능한 정책을 보고 싶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모슬포 중앙시장 근처 빵집 가게 부부(50대 초반)는 “뭐 묻은 놈이 뭐 묻은 놈 나무라는 상황”이라며 “처음엔 자극적인 상호비방에 놀라웠는데 이젠 모두가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만 보인다. 짜증이 난다”고 했다. 대정읍에서 나고 자랐다는 익명의 여성은 “후보 1번(문대림)이나 7번(원희룡)이나 그놈이 그놈. 참신해 보이는 진보정당 고은영을 뽑고 싶긴 한데 사표 될까 싶다. 그래도 1, 7은 아니다. 딜레마”라고 했다. 택시기사 오모씨(67세·남성)는 “문 후보 집 숟가락 개수도 알고 그 숟가락이 어디서 왔는지도 알만큼 사생활도 다 안다”며 “존경받을 인물은 아니다. 등잔 밑이 어두운 줄 모르고 (고향)온 것 같다”고 말했다.
 
문대림 후보 약력 ▲1965년 제주 서귀포 출생 ▲제주대 법학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정책위부의장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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