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신상윤 기자] 조양호 한진 회장이 사정기관의 전방위적인 압박에도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조 회장의 용퇴 결정이 늦어지면서, 대한항공 사태도 장기화되는 국면이다.
검찰과 경찰은 31일 각각 대한항공 본사 압수수색과 조 회장 부인 이명희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조 회장 일가의 숨통을 조여오고 있다. 검찰은 조 회장의 횡령 및 배임 혐의를 중점적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씨에게 특수폭행 혐의를,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에게는 업무방해죄를 적용했다. 내달 4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인천세관에 출석해 밀수 혐의와 관련한 조사를 받는다.
조양호 회장이 지난 4월 대한항공 임원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한항공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도 나섰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30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기 위해 (대한항공에)주주권 행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총수일가의 갑질 및 밀수 등으로 수사와 조사에 나선 정부기관은 총 10곳이다. 경찰, 검찰, 관세청,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농림축산검역본부, 법무부,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 등으로 사실상 모든 기관이 총동원됐다.
조 회장 일가는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달 조 회장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차녀 조현민 전 전무를 경영 일선에서 해임시켰다. 막내딸의 물컵 갑질 파장이 각종 범죄 혐의 등 가족 전체로 옮겨 붙자 뒤늦게 진화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이후 조 회장 일가는 대형 로펌의 조언대로 법적 대응에만 몰두할 뿐, 사퇴 요구 등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같은 달 조 회장이 진에어 대표이사에 물러난 것 외에는 움직임이 없다. 부인 이씨는 폭언 등 그간의 일탈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폭언과 폭행 내용이 담긴 동영상과 녹취가 공개되면서 국민적 공분도 샀다. 하지만 아직 일우재단 이사장 자리를 놓지 않고 있다.
대한항공조종사노조는 조 회장의 버티기 전략이 역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했다. 사정기관이 조 회장 일가의 비위를 규명하기 위해 총출동한 것 또한 조 회장이 버텼기 때문이라는 게 노조의 해석이다. 조 회장 일가의 퇴진 요구는 계속될 전망이다. 대한항공직원연대는 조 회장 일가가 모두 퇴진할 때까지 촛불집회를 비롯한 활동을 이어간다. 직원연대는 지난 25일 4차 촛불집회에서 정식단체로 출범할 계획을 알렸다. 단체의 형태를 두고, 일부 직원이 반대하는 모습을 보였다. 현재 논란은 정리됐다. 직원연대는 서울 지역에서 비정기적으로 캠페인을 벌일 계획이다. 경영진의 갑질 근절을 요구하고, 대한항공 사태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할 방침이다. 조 회장 일가의 갑질 및 비리 제보방을 만든 관리자는 "조 회장이 퇴진할 때까지 멈추거나 타협할 생각이 없다"며 "조 회장이 앞으로 거취를 현명하게 잘 결정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구태우·신상윤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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