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30일 오전 10시30분 여주 전통재래시장인 한글시장. 전날부터 내리던 빗줄기가 그치고 해가 내리 쬐는데 저만치서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빨간 점퍼를 입고 나타났다. 5일장이 열리는 날이라 상인들은 분주했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여주한글시장에서 노상에서 나물을 파는 어르신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남 후보가 다가가 “안녕하세요”하며 상인들의 손을 덥석 잡는다. “아이고, 남경필 지사 아니요.” 그제야 지나던 주민들도 그가 온 것을 알아차리고 “어제 두 시간 동안 잠도 안자고 토론회 봤는데, 잘 하더라” 하며 주위를 싸맸다. 남 후보는 전날 첫 TV토론회서 비교적 안정적 모습으로 자질과 능력, 인격을 보여줄 수 있어 고무적이랬다. 뒤에서 백발의 어르신(강거진씨·84세) 한 분이 “잘 하고 있어, 남 지사! 또 남 지사라고 부를 수 있게 해줘” 하자 남 후보는 “꼭 그렇게 하겠습니다”하고 답했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여주한글시장에서 같은 당 여주시장 후보와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노상에 앉아 나물 파는 할머니 앞에 쪼그리고 앉아 넉살 좋게 “엄마, 이건 뭐야” 하고는 만원어치 취나물 한 봉지를 받아 든다. 땅콩 파는 상인의 애로사항을 듣고는 땅콩 여러 봉지를 또 샀다. 도넛 가게 아저씨와 서너 마디 대화를 나누고는 도넛 세 팩 값을 지불한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여주한글시장에서 상인들을 만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여주한글시장에서 만난 도민들과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어느새 ‘아줌마 부대’가 따라 붙었다. ‘카메라 세례’도 쏟아졌다. 광주에서 장보러 왔다는 40대 후반의 여성들은 “잘생긴 지사님, 사진 한 장 같이 찍어요”하며 셔터를 눌러 달라 부탁했다. 지나던 이일선씨(81세·남성)는 “남경필이는 경제 살리는 후보다. 합격, 다 합격”이라고 말했다. 이춘미씨(74세·여성)가 다가와 “살림 잘하는 남 지사가 돼야 한다. 주부 3년 했다고 막 갈아치우는 일은 없지 않느냐”며 “지사는 당연히 남경필이다” 했다. 성남 주민이라고 밝힌 양말가게 주인 이모씨(62세·여성)은 “남 지사가 무난했고 이재명이는 떠오르는 주자 아니냐. 얼마 전 형수한테 했다는 거 보니까 보기랑 다른 것 같더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여주노인회관을 찾아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여주에서 그를 ‘재선 도지사’라 불린단 얘기가 실감났다. 도민들이 가장 많이 주문하는 것이 뭐냐고 묻자 남 후보는 “경제”라고 말을 뗐다.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 때 기억하느냐”고 하면서다. 빌 클린턴 당시 민주당 대표는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구호를 내세워 승리한 점을 상기시켰다. “먹고 사는 문제가 보통 심각하지 않아요. 경제 살려야 합니다.”
그는 “리더의 자질을 가진 자라면 갈등과 균열, 거짓이 있어선 안 된다. 스스로를 포퓰리스트라고 하는 사람보다는 경제전문가 남경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아쉬웠던 점도 물어봤다. 남 후보는 “연합정치를 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을 제거한 점, 경제 활성화를 첫 손에 꼽아 일자리를 창출한 점 등은 만족스러웠지만 연정을 제도화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며 “재선 경기도지사가 돼 문재인정부와 연정 제도화를 이룰 생각”이라고 밝혔다.
30일 여주한글시장에 '사장님, 최저임금 인상 걱정마세요'란 문구가 담긴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정부의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선 속도조절을 주문했다. 최저임금이 이미 소비촉진이나 일자리 증가라는 정부의 의도와 달리 ‘일자리 킬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옷가게 사장 김명희씨(47세·여성)는 “최저임금이 부담스러워서 시간 줄여 고용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보니 나도 알바생도 어렵다”고 하자 남 후보는 “정부가 아직 이런 문제의식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선거에서 표로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정오를 조금 넘겨 다음 장소로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탔다. 수행팀은 벌써 몸이 녹슬고 있는데 후보는 지치는 법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파파미’라는 말을 들어봤냐고 했다. “파도파도 미담만 나온다고 해서 지지자들이 붙여준 이름이예요.”
자유한국당 남경필 경기도지사 후보가 30일 양평 용문시장에서 상인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차현정 기자
오후 12시34분. 양평용문시장에 도착했다. 이곳에서도 그는 부지런히 몸을 낮춰 유권자들과 접촉했다. 긴장을 늦출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죽기 살기로 하는 거다”라고 했다. 옆에서 같은 당 이혜원 양평구의원 후보가 “한국당이 돼야 나라가 살고 고향이 산다”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남 후보는 장터안에 있는 국밥집에 도착해 주민들과 함께 내장탕 한 그릇을 비웠다. 식사를 마친 그에게 벌어진 지지율 차가 걱정되지 않는지를 물었다. 그는 “이긴다”고 답했다.
약속시간보다 1시간 늦은 오후 3시 반. 남 후보는 설악생활체육공원에서 열린 경기도 게이트볼 협회장기 대회를 갔다. 이곳에서도 그는 “재선 도지사가 돼 어르신들이 자신 있게 생활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며 어르신들의 손을 잡고 안부를 물었다. 이날 후보 동행 취재 내내 확인한 건 남 후보를 향한 표심이었지만 뒤에선 차가운 반응도 더러 감지됐다. 한글시장에서 과일장사를 하는 익명의 50대 여성은 “국회에서 홍준표 봤으면 알 거 아니야. 무식한 것들”이라고 쓴소리를 내뱉었다.
남경필 후보 약력 ▲1965년 경기 용인 출생 ▲예일대 경영대학원 ▲15·16·17·18·19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최고위원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회장 ▲경기도지사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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