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버닝’ 황금종려상 가능성…’이번엔? vs 또 김치국?’
입력 : 2018-05-18 15:44:20 수정 : 2018-05-18 15:44:2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기대감일까. 아니면 김칫국일까. 이창동 감독의 신작 ‘버닝’이 칸 영화제 최고영예인 ‘황금종려상’ 수상에 한 발짝 더 다가선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결과를 확신하기에는 분명 이르다. 칸 영화제 폐막은 19일(현지 시간)이며, 이날 늦게 황금종려상 수상작이 발표된다. ‘버닝’이 초청된 경쟁부문은 전 세계 영화 21편이다. 이들 영화가 ‘황금종려상’ 등 경쟁부문 타이틀을 놓고 겨루게 된다.
 
지난 16일 현지에서 전 세계 최초로 공개된 ‘버닝’에 대한 찬사는 폭발적이다. 우선 칸 영화제 공식 데일리 발간 매체인 영국의 스크린 데일리에 따르면 경쟁 부문 초청작 평점 집계에서 ‘버닝’이 4점 만점에 3.8점을 기록했다. 이 점수는 역대 경쟁부문 최고 평점이다. 앞선 최고 평점은 국내에서도 개봉해 탄탄한 마니아층을 형성했던 독일 영화 ‘토니 에드만’(2016년)으로 3.7점이었다. 놀랍게도 그해 ‘토니 에드만’은 수상에 실패했다. 무관으로 칸 행보를 끝마쳤다.
 
반면 유럽권의 여러 영화 매체들은 ‘버닝’에 대해 중위권 수준의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칸 영화제 심사 관행에 밝은 국내 영화 관계자들은 “’황금종려상’ 수상은 무리가 있을 듯하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뉴스토마토와 만난 한 영화 관계자는 “심사위원장과 심사위원의 성향에 수상 여부가 더 영향을 받을 것이다”면서 “평점은 기준이 될 수는 있지만 절대적 영향력을 갖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실제로 2016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영국의 켄 로치 감독 연출작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4점 만점에 평점 2.4점을 기록했다. 반면 2012년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독일의 거장 미하엘 하네케 감독의 ‘아무르’는 4점 만점에 3.3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일찌감치 ‘황금종려상’ 유력 후보로 거론된 바 있다.
 
의외의 수상작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단 분위기다. 올해 심사위원장은 할리우드 여배우 케이트 블란쳇이다. 그동안 여성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온 인물이다. 그를 포함해 심사위원 9명 가운데 무려 5명이 여성이다.
 
올해 경쟁부문 초청작 가운데 여성 감독의 작품은 3편에 불과하다. 공교롭게도 이번 칸 영화제에선 심사위원장 케이트 블란쳇을 포함해 여성 영화인 82명이 경쟁 부문 진출작이자 여성 감독인 에바 허슨 감독의 ‘걸즈 오브 더 선’ 공식 상영을 앞두고 레드카펫에 등장했다. ‘타임즈 업’(영화계 성폭력 문제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길 바라는 연대 모임) 운동 일환이었다. 이날 레드카펫에 오른 여성 영화인 수 82명은 지난 70년 동안 칸 영화제에 초청된 여성 영화인(감독)의 수였다. 칸 영화제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여성 감독은 1993년 ‘더 피아노’의 제인 캄피온 감독이 유일하다. 당시 그의 수상은 ‘패왕별희’로 칸 영화제에 초청된 중국의 첸 카이거 감독과의 공동 수상이었다.
 
일부 국내 영화 관계자들은 이창동 감독 ‘버닝’ 속 여성의 모습에 칸 영화제 심사위원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전화통화에서 “쏟아지는 현지 분위기 관련 기사와는 별개로 가능성이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다”면서 “심사위원들과 이번 여성 영화인 퍼포먼스 그리고 세계적으로 불고 있는 영화계 미투 운동 등을 봤을 때 ‘버닝’의 황금종려상은 가망성이 낮다고 본다”고 조심스런 예측을 했다.
 
물론 아직 뚜껑이 열린 것은 아니다. ‘밀양’으로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시’로 각본상 등 칸 영화제 수상 기록을 갖고 있는 이창동 감독이다. 또한 칸 영화제 심사위원 경력도 있다. 칸 영화제가 ‘칸의 남자’를 빈 손으로 보낼까. 19일 오후 늦게 그 답을 들을 수 있다.
 
김재범 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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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범

영화 같은 삶을 꿈꿨다가 진짜 영화 같은 삶을 살게 된 이란성 쌍둥이 아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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