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 현장24시)④경남지사, 자유한국당 김태호 후보
"다시 한 번만 기회를 주십시오"
지지율 대비 바닥민심 우호적…지난 8년 도정 평가
입력 : 2018-05-17 09:35:56 수정 : 2018-05-17 09:35:56
[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16일 오전 9시30분. 경남 진주시 상대동 진주자유시장에 빨간 점퍼에 흰 어깨띠를 두른 자유한국당 소속 김태호 후보가 들어섰다. 손님을 맞기 위한 상인들의 움직임이 분주했지만, 김 후보는 스스럼없이 다가가 “바쁘더라도 악수는 한번 하입시더”라며 두 손으로 사람들의 손을 덥석 잡았다. 단번에 그를 알아본 상인들이 “아이고, 지사님 오랜만입니다” 했다. 뒤에서 아주머니 두 명이 “보통 인물이가! 경남은 김태호배끼(밖에) 안 보인다” “경남은 이기(여기)다!(손가락으로 김 후보를 가리키며)” 하자 김 후보는 “건강 잘 챙기이소”라며 자리를 떴다.
 
자유한국당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가 16일 진주시 상대동 진주자유시장에서 상인과 악수하며 유세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차현정기자
 
시장 입구 약국 주인부터 노상에서 야채 파는 할머니까지 일일이 눈을 맞추고 나서야 진주자유시장번영회 간담회 자리에 도착했다. 김 후보는 “공적 책임감을 안지 못했다. 죄송하다”며 지난 반성부터 했다. 과거 중앙 정치를 위해 경남을 한 번 떠났고, 지난 2010년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됐을 당시 거짓말 논란에 낙마한 전력을 인정하면서다. “시 구절 중에 ‘내려올 때 봤네. 올라갈 때 보지 못 한 그 꽃’이란 것이 있는데 제가 그렇습니다. 경남도정의 비전을 향한 마음이 전보다 훨씬 두꺼워졌다 자부합니다. 다시 한 번 기회 주십쇼.”
 
하지만 ‘여당 프리미엄’ 앞세운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후보와의 승부는 만만치 않다. 김 후보는 “온 나라가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경남마저 무너지면 국가균형도 무너진다”며 “이번 싸움에서 꼭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는 권력과 지지율에 취해 오만해졌다. 현실을 잘 모르는 아마추어 정책에 산업현장은 오히려 더 어려워지고만 있다. 경험이 부족하니 속도와 폭 맞추는 일이 간과되고 있다. 이쯤 되면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장국 경남상인연합회 회장이 “후보님 당선될 때까지 힘 모읍시다” 하자 15명의 참석자가 일제히 기립박수를 친다.
 
시장 인사와 유세는 이어졌다. 진주 현장의 바닥민심은 김 후보에 우호적이었다. 과거 8년 간 무난하게 경남도정을 이끌어왔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그도 그럴 것이 진주가 있는 서부경남은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김 후보에 대한 뚜렷한 약점이 도드라지지 않았다는 게 대다수 도민들의 반응이었다.
 
자유한국당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가 진주시 상대동 진주자유시장에 있는 분식점에 들러 유권자들과 만나고 있다. 사진/차현정기자
 
어느새 손에 토마토가 들려 있다. 파란 점퍼를 입은 할아버지가 “씻어온 토마토니 잡숴라”며 후보 손에 쥐어주곤 수행팀 구성원에 일일이 하나씩 나눠줬다. 그는 “김 후보 팬은 아니다. 그런데 정부하는 게 맘에 안 든다. 대북관계도 좌충우돌이고 초보적이어도 너무 초보적”이라고 했다. 옆에서 김 후보가 “이번에는 2번이다” 한다.
 
11시43분. 총 360개의 자유시장 내 점포를 전부 돈 뒤 다음 장소로 가기 위해 차에 올라탔다. 동승한 오태완 전 경남도청 정책단장이 “이 정도면 80~90% 나올 것 같지 않냐”고 묻는다. 그는 “진주는 보수의 보루다. 민주당 구호가 ‘타도 진주’인 이유”라고 했다.
 
정오를 조금 넘겨 타이어튜브를 제작하는 중견기업체인 신흥고무 사무실을 방문했다. 김 후보는 여기서 임원진으로부터 지역경제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이 회사 구내식당에서 전 직원들과 함께 오찬을 한 김 후보는 숨 돌릴 틈 없이 곧장 중앙유동시장으로 갔다. 이곳에서도 그는 부지런히 무릎을 접으며 몸을 낮춰 유권자들과 접촉했다. 그가 요즘 경남도민으로부터 가장 많이 듣는 얘기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질문을 던지자 그는 “어려운 사람이 더 어려워지는 현실이다. 꼭 돼서 경남도의 변화를 이끌어 달란 주문이 가장 많다”며 “당도 좀 잘했으면, 달라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선거 대비 땀을 두 배 이상 흘리고 있다”며 “뺏기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라고도 했다.
 
자유한국당 김태호 경남도지사 후보가 16일 진주시 상평동 소재 중견기업인 신흥고무에서 임직원들로부터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있다. 사진/차현정기자
 
약속시간보다 30분 늦은 오후 5시. 김 후보는 다시 조규일 진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 이어 진주시 장애인연합회 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척추·시각·뇌병변 지체장애인들로 구성된 진주시 장애인 총연합회 임원진 30여명을 만나 “도지사가 되면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를 확대해 장애인들이 365일 24시간 자신 있게 생활할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후보 동행 취재 내내 확인한 건 김 후보를 향한 표심. 역대 선거에서 보수 후보에 표를 몰아줬던 경남 민심이 ‘그래도 한국당’ 대 ‘변화에 대한 열망’으로 나뉘고 있었다. 이동 중에 만난 두 명의 택시기사도 그랬다.
 
진주 동명고(김경수 후보 모교)를 졸업했다는 박모씨(52세)는 “80년대 중후반 경남대 운동권을 주도하던 40~50대가 현재 경남도의 주역이 됐단 점을 눈여겨 봐야한다”며 “진주는 동서남북 촌락을 수용하는 인적·물적 시스템을 갖춘 인구 33만의 도시로 사회 전반의 흐름과 더 이상 달리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진주 남중(김경수 후보 모교)을 졸업한 또 다른 택시기사(40대 초반)는 “김경수는 구력이 안 찼다”고 낮게 보면서도 “김태호 후보가 워낙 지난 8년 도정을 잘 챙겼다. 다시 왔으니 더 잘하지 않겠냐”고 했다.
 
진주 =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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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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