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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한항공·델타항공 JV 출범도 '삐거덕'
24일 예정된 공동기자회견 무기한 연기…상반기 JV 출범 불투명
2018-04-26 15:21:06 2018-04-26 17:51:08
[뉴스토마토 신상윤 기자]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JV) 출범이 난기류를 만났다. 조현민 대한항공 전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 이어 조양호 회장 일가가 관세 포탈 혐의에 직면하면서 한 달여 전 계획했던 공동 기자회견도 무기한 연기됐다. 조인트벤처 공식 출범도 하반기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지난 24일 조인트벤처 출범과 관련해 공동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었으나 이를 무기한 연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는 스티븐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도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공동 기자회견이 무산되면서 방한하지 않았다.
 
최대 태평양 노선을 노렸던 양사의 기대도 미뤄지게 됐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해 6월 태평양 노선에서 조인트벤처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1월 미국 교통부가 양사의 조인트벤처를 승인한 데 이어 지난달 28일 한국 국토교통부가 조건부 인가를 통보하면서 닻을 올렸다.
 
조인트벤처가 본격 출범하면 대한항공의 아시아 77개 노선과 델타항공의 미주 271개 노선 간 연계가 강화된다. 승객들은 동일한 노선에서 다양한 시간대의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고, 마일리지 상호 인정 범위가 확대돼 혜택도 증가한다.
 
특히 대한항공은 이번 조인트벤처 출범을 격화된 경쟁환경을 뚫고 장거리 노선의 경쟁력을 확고히 다질 히든카드로 준비했었다. 조 회장도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출범 관련해 "대한항공이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한 발판"이라며 "글로벌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토대로 경쟁력을 높여, 세계 항공시장의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자"고 주문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 총수 일가의 연이은 사회적 물의로 양사의 조인트벤처 출범에도 제동이 걸렸다. 조 회장 일가는 본지의 고가 명품 밀반입 의혹 단독보도를 시작으로, 관세당국과의 유착을 통한 무관세 '프리패스' 등 각종 의혹에 직면했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조 회장 일가의 폭언 등 횡포도 연일 언론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조 회장이 지난 22일 사과문을 통해 현아·현민 두 딸을 경영 일선에서 사퇴시키고, 부회장직에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를 보임하는 등 경영진 변경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한국 내 여론을 지켜보며 조인트벤처 출범에도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전해졌다. 델타항공 본사는 한국 언론 보도를 모니터링하는 등 여론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이번 사태로 시가총액이 2000억원 가까이 증발했다. 경찰과 관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사정당국의 전방위 조사에도 직면했다. 승무원 등 내부 직원들의 폭로도 끊이질 않고 있다. 이에 당초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계획했던 상반기 조인트벤처 출범 여부는 불투명해졌다.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하반기로 출범이 미뤄질 가능성도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그러나 양사의 조인트벤처 출범이 무산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도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실무협의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3년 가까이 추진한 만큼 출범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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