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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공습'에 브렌트유 들썩…국제유가 단기급등 불안감 커져
두바이유도 배럴당 70달러 진입 눈앞…"공급 증가하면 제자리 찾을 듯"
2018-04-15 13:53:25 2018-04-15 14:04:34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미국의 시리아 공습으로 국제유가가 들썩이고 있다. 중동 리스크가 다시 부각되면서 유가(브렌트유 기준)가 석 달 만에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유가는 단기적으로 급등세를 유지하다, 하반기 산유국들의 공급 조절로 60달러대에서 안정세를 되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3개 국은 미국 시간으로 지난 13일 밤(시리아 시간 14일 새벽) 시리아 내 화학무기 생산·저장시설 3곳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등으로 공격했다. 서방의 공습 직후 시리아의 최대 우방국인 러시아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 소집을 요구, 미국 등의 추가공격 자제를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안보리에 제출했으나 15일 부결되면서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국제유가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 이전에 요동치며 심상치 않은 기류를 반영했다.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보다 0.78% 오른 배럴당 72.58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2014년 12월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 들어 두 번째로 배럴당 70달러대를 돌파했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되는 5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거래일보다 배럴당 0.47% 오른 67.39달러에 마감했다. 이 역시 지난 2014년 12월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다. 국내 도입 원유의 80%를 차지하는 두바이유도 강세를 보였다. 두바이 상업거래소에서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0.6% 오른 69.04달러에 마감하며 70달러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중동 지역의 정치적 리스크 현황. 이미지/ 하나금융투자
국제유가는 중동 정세 불안에 따라 당분간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미국이 시리아 공습에 나선 배경에는 배후에 있는 러시아와 이란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분석이다. 시리아의 경우 주요 산유국은 아니지만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함축된 요충지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4월 미국의 시리아 폭격 당시를 감안하면 유가는 단기 10% 급등해 WTI 기준으로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서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리스크에 따른 변동성은 대체로 조기 종료되는 경향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2분기 원유시장의 불확실성이 고조되지만, 하반기로 가면 유가는 단계적으로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김 연구원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중동의 지정학 리스크가 커졌지만 과거와 같이 배럴당 100달러대 시대 진입은 어렵다고 본다. 유가 상승으로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 일제히 증산에 돌입하면, 또 다시 가격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셰일오일의 채굴 손익분기점은 지난 2015년 배럴당 70달러에서 현재 50달러 수준으로 떨어져 유가가 뛰면 생산량을 늘릴 여지가 그만큼 커진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을 비롯한 주요 산유국이 생산량 조절을 통해 원유값 인상에 나서더라도, 셰일오일이 생산을 늘리면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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