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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고마운 마음, 모바일 상품권으로 전하세요"
기프티쇼 보유한 모바일 상품권 강자 KT엠하우스, 블록체인도 도입
"직원 복지용으로도 인기만점…대리운전 이용권 등 종류도 다양해져"
2018-04-12 16:09:12 2018-04-12 18:43:42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바쁜 도시생활. 일터와 가정을 오가는 반복되는 일상은 다람쥐 쳇바퀴와도 같다. 이 와중에 챙겨야 할 사람들도 많지만, 일일이 약속을 잡아 안부 인사를 건넬 순 없다. 멀리 떨어져 사는 학창시절 친구, 한때 같이 일했던 전 직장 동료 등이 각종 기념일을 맞이해도 때마다 만나기는 어렵다. 이런 경우 모바일 상품권은 고마운 마음을 전달하는 용도로 적당하다. 결제도 쉽고, 보내기도 간편하다. 모바일 상품권과 함께 간단한 메시지를 더하면 상대를 그리는 마음이 전달된다. 물론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선물을 건네는 것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바쁜 삶 속에서 따뜻한 마음을 나누기에는 충분하다. 때문에 모바일 상품권을 이용하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주고받을 수 있는 상품도 다양해졌다. 사업자간 경쟁도 뜨겁다. KT 계열사 KT엠하우스(mhows)는 '기프티쇼'를 앞세운 전통의 모바일 상품권 강자다. B2C(기업·소비자간 거래)와 B2B(기업간거래) 상품을 모두 보유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위치한 KT엠하우스에서 정두양 온라인사업본부장을 만나 올해 전략을 들었다.
 
정두양 KT엠하우스 온라인사업본부장이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KT엠하우스
 
"기업들이 직원 복지용으로 모바일 상품권을 많이 찾습니다. B2C 상품은 자가 소비용 구매도 늘었습니다. 상품군을 더 다양하게 갖춰 고객 만족도를 높일 계획입니다."
 
KT엠하우스의 B2B용 모바일 상품권 '기프티쇼 비즈'는 최근 출시 1주년을 맞았다. 기프티쇼 비즈는 기업이 직원들에게 복지용으로 나눠주거나,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용으로 사용된다. 수년 전만 해도 기업의 직원용 선물은 각종 생활필수품이 담긴 선물세트나 종이 상품권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각각의 직원들이 원하는 것이 다르다. 선물세트는 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종이 상품권은 잃어버릴 우려도 있다. 반면 모바일 상품권은 직원들의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보내주면 끝이다. 오프라인으로 운반할 필요가 없어 간편하다.
 
SK플래닛과 B2B 경쟁…카카오톡·소셜커머스와 협력 구축
 
기업들은 백화점이나 편의점 등 특정 유통 채널에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정해진 금액만큼 사용할 수 있는 금액권을 선호한다. 꼭 명절이나 연말 등 특별한 시즌이 아니더라도 소소하게 직원들을 챙기는 역할도 한다. 정 본부장은 지난해 현장 영업직이 많은 기업에게 소액의 편의점 기프티쇼 금액권을 제시했다. 해당 기업은 더운 날 현장에서 땀 흘리는 직원들이 가까운 편의점에서 음료수와 간식 등을 살 수 있는 기프티쇼를 선물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현장 직원들이 회사의 배려를 느낀 사례로 기억된다.
 
KT엠하우스는 기업이 직원 생일이나 각종 기념일에 기프티쇼를 예약 발송할 수 있는 기능을 4월 중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는 담당 직원이 직접 기프티쇼를 발송한다. 하지만 직원 수가 많거나 정기적 발송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지면서 이를 자동화해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KT엠하우스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통해 기프티쇼 비즈를 판매한다. 오프라인은 대면 영업이다. 또 웹사이트를 통해 기업이 기프티쇼 비즈에 가입하고 필요한 만큼 구매할 수도 있다. 기업이 사용한 금액에 대한 증빙을 위해 필요한 거래명세서 등의 서류도 온라인으로 제공된다.
 
B2C용 기프티쇼는 지난 2008년 첫 출시됐다. 그간 상품용으로 주로 출시됐지만 각종 체험권도 늘었다. 대리운전 이용권, 템플스테이 체험권, 결혼정보회사의 미팅 이용권, 독서실 이용권, 이동통신사 데이터 충전권 등 종류도 많다. 2016년에는 중소 프렌차이즈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상품권 '토리아토'도 출시됐다. 정 본부장은 "대형 프렌차이즈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를 발굴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과의 상생 의미도 담겼다.
 
기프티쇼에서 취급하는 상품의 수도 2015년 2006개에서 2016년 3218개, 2017년 3511개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기프티쇼 구매 용도도 변화됐다. 출시 초기에는 선물 목적의 구매가 많았지만 갈수록 자가 구매 목적의 비중이 높아졌다. 정 본부장은 "사용하기 편하고 할인율이 높은 모바일 상품권을 프로모션을 통해 구매해, 결제시 활용하는 알뜰족이 늘었다"고 말했다. 자가 구매는 문화상품권의 비중이 46%로 가장 높았으며 카페·베이커리·프렌차이즈, 편의점 등이 뒤를 이었다. 
 
KT엠하우스의 B2B 분야 경쟁자는 SK플래닛이다. SK플래닛도 기업들이 모바일 상품권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B2C에서는 카카오톡이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한 카카오가 경쟁자이자, 협력자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의 선물하기를 통해 각종 상품을 판매한다. KT엠하우스의 B2C용 기프티쇼와 경쟁관계다. 하지만 KT엠하우스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상품을 내놓고 팔기도 한다. 각종 지역 상품을 판매 중인 소셜커머스와도 협력 관계다. KT엠하우스는 지난해 위메프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백화점상품권과 맘스터치 상품을 공급했다. 정 본부장은 "카카오톡과 소셜커머스의 플랫폼을 활용해 B2C용 상품권을 판매한다"며 "카카오도 자체적으로 모든 상품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KT엠하우스와 같은 공급자와 협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T엠하우스 모델들이 기프티쇼 템플스테이 사용권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KT엠하우스
 
기프티쇼 포인트 시스템에 블록체인 도입 예정
 
KT엠하우스는 모회사인 KT와도 협력한다. 올 3분기까지 KT와 기프티쇼 포인트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계획이다. 블록체인은 거래 내역이 거래 참가자 모두에게 공개되는 분산형 장부다. 거래 참가자들에게 내역이 공유돼 정보의 위·변조나 삭제가 어렵다. 때문에 기존 중앙집중식 방식보다 보안이 강하다. KT의 전자지갑 애플리케이션 '클립'에 기프티쇼는 몰 형태로 들어가 있다. KT 멤버십 앱에서는 기프티쇼를 포인트 차감 없이 5%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정부는 모바일 상품권 거래가 늘면서 인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종이 상품권에는 세금이 부과되고 있다. 현재 인지세는 1만원권 이상 종이 상품권에만 금액에 따라 50~800원이 부과된다. 모바일 상품권에는 세금이 부과되지 않았지만 거래량이 늘면서 기획재정부가 세금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본부장은 "정부가 우려하는 것처럼 모바일 상품권이 난립한 것은 아니다"며 "소비자들에게 불편하거나 부담이 되지 않도록 정부가 규제를 설정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9월28일부터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 영향으로 선물용 판매가 위축되지 않을까 우려했지만 기우였다. 정 본부장은 "기프티쇼는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을만큼의 소액 위주의 선물이 많다"며 "오히려 김영란법을 위반하지 않고 편하게 선물을 주고받기에는 기프티쇼가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는 지난해 출시된 기프티쇼 비즈를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현재 기업 계정수가 약 1500개인데 4000개까지 늘리는 것이 목표이며 B2C용 기프티쇼도 대규모의 리뉴얼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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