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동남아시아 지역 진출에 힘쓰고 있는 가운데 비교적 열악한 금융 인프라와 높은 경제성장률이 예상되는 미얀마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를 비롯해 국민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이 미얀마 정·재계 관계자들과 만나 현지 진출 방안을 비롯해 진행 중인 현지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3일 한국을 방문한 미얀마 현지 재계 1위 그룹인 HTOO그룹 관계자들과 만나 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HTOO그룹은 은행과 보험 등 금융사업을 비롯해 농업, 유통, 식품, 항공, 건설 등에서 약 26개의 계열사를 운영하는 현지 재계 최대 그룹이다.
HTOO그룹 관계자들의 방한은 지난 1월 양사의 사업협력 MOU 체결에 따른 것으로 오는 6일까지 농협금융을 비롯한 범농협 차원의 사업 현황과 사업장들을 둘러본 뒤 구체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관심을 끄는 것은 농협금융 보험 계열사의 미얀마 현지 진출이다. 양사는 지난 1월 MOU 체결 당시 HTOO그룹 관계자들의 방한 기간 동안 보험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하기로 한 바 있다. HTOO그룹과의 협의를 통해 농협금융 보험 계열사가 현지에 진출할 경우 국내 보험사 중 미얀마에 처음 진출하는 보험사가 된다. 농협생명과 농협손해보험이 해외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되기도 한다.
금융권에서는 농협금융이 베트남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미얀마 보험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1월 베트남 최대은행인 아그리뱅크(Agri Bank) 회장과 만나 보험부문 제휴에 뜻을 모으고 아그리뱅크가 보유한 손해보험사와의 조인트벤처(JV) 설립 등을 강구하고 있다. HTOO그룹 역시 미얀마에서 보험사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아그리뱅크와 유사한 방식으로 현지에 진출하지 않겠냐는 예측이다.
또 농협금융은 HTOO그룹과의 MOU를 통해 현재 운영 중인 농협파이낸스 미얀마의 사업 역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협금융은 지난 2016년 말 미얀마 양곤지역에 농협파이낸스 미얀마를 설립하고 소액대출 사업에 뛰어들었다. 농협금융은 농협파이낸스 미얀마 설립 이후 소액대출취급액이 급성장하자 작년 말 500만 달러 규모의 증자에 나서기도 했다.
농협금융뿐만 아니라 국민은행 역시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았던 해외 네트워크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허인 국민은행장은 지난 2일부터 3박5일간의 일정으로 미얀마를 방문해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의 영업현장을 둘러보는 한편 현지 정부 및 중앙은행 고위관계자들과 만나 협력관계 강화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작년 3월 미얀마 현지인을 대상으로 소액 일반대출 및 주택자금대출을 취급하기 위해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을 설립했다.
국민은행은 작년 3월 미얀마 FRD로부터 마이크로파이낸스 사업인가를 취득하자마자 곧장 영업에 나섰다. 같은 해 10월 500만 달러 규모의 증자를 실시해 흘랑따야지점과 쒜삐따지점, 딴린지점을 개점했으며 올해 1월에는 500만 달러 추가 증자에 나섰다.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는 작년 6억6400만원 순손실을 기록했으나 출범 1년여만에 2만2000여명의 고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의 영업 네트워크 확대 및 대출자산 조기 확보가 필요해 자본금 증액에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KEB하나은행 역시 미얀마 현지에 '하나마이크로파이낸스'를 설립, 작년 12억원 순익을 기록해 성장하고 있으며 우리은행도 '우리파이낸스미얀마'를 통해 2016년 6억원 손실에서 지난해 8억원 순익으로 전환하는 등 성과를 내고 있다.
이처럼 국내 금융사들이 동남아 진출 국가 중에서도 '제2의 베트남'으로 불리는 미얀마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소액금융에 대한 자금 수요가 많은 데다 정부 정책 차원에서 금융환경 개선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미얀마는 2016년 신정부가 집권을 시작한 이후 시장 개방과 외국인 투자 확대 등으로 향후 7~9%대의 경제성장이 전망되는 국가"라며 "정부 차원에서 민주화 중심의 경제발전을 중요 정책 과제로 삼고 금융시장 개선, 소액대출 활성화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특히 국내 금융사들이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당장 은행업 허가를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현지 금융시장 상황 역시 고금리 사금융 이용비중이 높고 향후 경제성장에 따라 이같은 자금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 둘째)이 지난 1월 우 표떼자(U PYO Tei Za) HTOO그룹 대표이사(가운데)와 미얀마에서 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농협금융지주
허인 국민은행장(왼쪽)이 지난 3일 미얀마 행정수도인 네피도를 방문해 우한져(H.E U Han Zaw) 미얀마 건설부장관과 협력 관계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사진/국민은행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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