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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쇼크?…"전기차 배터리시장에 영향 없다"
"내연기관 자동차·스마트폰 폭발에도 시장 영향 적어"
2018-04-01 15:24:26 2018-04-01 15:24:26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테슬라 쇼크는 없다". 미국의 전기차업체인 테슬라가 지난달 미국에서 일으킨 자동차 화재사고는 전기차 배터리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으리라는 분석이다. 지난달 사고 후 테슬라에 전기차 배터리를 납품하는 일본 파나소닉의 주가가 하락하고, '테슬라 파산설'이 제기될 만큼 시장에서는 충격이 컸다. 하지만 사고 열흘이 지나자 사태의 원인은 배터리 결함보다 자율주행 오류에서 기인한 것으로 가닥잡히고 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속도로를 달리던 테슬라의 모델X가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모델X 운전자가 숨졌다. 사고 직후 차량이 폭발했다는 점에서 파나소닉에서 납품받은 배터리가 발화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테슬라는 파나소닉에서 배터리를 납품받으며, 파나소닉은 지난해 글로벌시장에서 10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 판매한 글로벌 2위 업체다. 외신에서는 이번 사고로 테슬라가 창사 이래 최대의 위기에 빠졌다며 파산설까지 제기했다. 테슬라는 2013년에도 모델S가 도로 장애물과 충돌, 배터리가 타버리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달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고속도로를 달리던 테슬라의 모델X가 고속도로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폭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국내 전기차 배터리업계도 테슬라 사고를 예의주시했다. 글로벌 2위인 파나소닉의 배터리가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만큼 글로벌 4·5위인 LG화학과 삼성SDI의 반사이익이 주목됐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 기준 지난해 LG화학과 삼성SDI의 출하량은 4.8GWh와 2.4GWh로 파나소닉에 뒤진다. 하지만 파나소닉 배터리의 안정성에 문제가 제기되면서 국내 업체의 수주가 늘 수 있다는 관측이었다. 현재 중국과 일본, 국내 배터리업계는 북미와 유럽 완성차업체의 수주를 놓고 현지 공장건설 등의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동시에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 확산도 우려된 게 사실이다. 아직 전기차가 대중화되어 있지 않은 만큼 전기차에 대한 안정성 논란은 소비자의 선택에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 파산설이 제기되는 것도 테슬라가 전 기종을 전기차로 생산하는 만큼 이번 사고로 생겨날 수 있는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테슬라의 판매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전기차 배터리업계에는 치명적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사고 열흘이 지나며 테슬라의 사고를 예민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없고,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사고 그 자체보다 테슬라 브랜드네임이 이슈몰이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간 내연기관 자동차들에서 급발진과 엔진폭발 등의 사고가 숱하게 많이 발생했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시장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은 것과 같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내연기관 자동차가 도입된 이래 수없이 많은 사고가 일어났고, 스마트폰의 배터리 폭발도 수시로 보고됐으나 스마트폰 시장에는 영향이 없었다"며 "이번 사고만으로 배터리업계가 어떤 영향 받을지는 지금 당장 판단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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