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엔지니어링, 상장보다 현대건설과 합병 가능성
총수 일가 지배구조 개편에 이용…시간 단축에 시너지 효과 기대
입력 : 2018-04-01 10:50:40 수정 : 2018-04-01 15:58:08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밝히면서 건설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그룹 총수 일가가 부족한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이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 상장과 현대건설과의 합병 시나리오 가운데 합병에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현대건설과 합병할 경우 합병 비율이 최대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이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밝히면서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기업공개(IPO)나 현대건설과의 합병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 등 총수 일가가 지배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양도소득세를 포함해 6조원 정도의 현금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총수일가가 현대글로비스 지분과 함께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매각해 현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은 현재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각각 4.68%, 11.72%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서는 총수 일가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통해 최소 1조원가량의 실탄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IPO보다 현대건설과의 합병에 무게를 두고 있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시간이 없다면 당연히 합병을 할 것인데 여러 가지 현 상황을 볼 때 상장보다 합병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총수 일가는 합병하면 복잡한 IPO 절차를 거치지 않고, 주주총회를 거쳐 단기간에 상장 주식을 취득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두 기업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불필요한 조직을 개편하는 등 조직을 좀 더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문제는 합병 시 비율이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합병 비율은 가장 큰 논란거리였다. 당시 업계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의 제일모직 지분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삼성물산의 순자산 가치에도 미달하는 주식시장에서의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합병비율을 정해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합병 시 자본 시장법에서 정한 합병비율 계산 방식을 따르고 있다.
 
현재 현대건설 시가 총액이 낮게 평가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 시 현대건설 주주들이 크게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현대건설 주가는 현재 합병 이슈가 부각되면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30일 기준 4만3700원선에서 거래가 마감됐다. 현대엔지니어링 주식은 현재 장외에서 74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다만 업계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해외 수주 노하우와 영업력 등을 고려할 때 기업가치가 모기업인 현대건설과 맞먹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의 합병이 가치가 낮게 평가돼 있는 현대건설에게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연구원은 “그동안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될 수 있는데 왜 현대건설 주식을 사냐는 말들이 많아 현대건설 주식이 사실 저 평가돼 있다”며 “현대엔지니어링도 크게 손해 볼 것이 없어 현대건설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합병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업계에서는 최근 현대건설 재무라인에 힘을 실어주면서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을 진행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달 29일 주주총회를 열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박동욱 사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특히 새로운 CFO로 윤여성 전무를 영입하고 사내이사로 선임했다.
 
서울 종로구 율곡로에 위치한 현대엔지니어링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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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용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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