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의마저 뚝 끊어진 은행 대출창구
DSR 등 도입 첫날 서울 주요 점포들 한산…고객들 "대출문턱 더 높아져"
2018-03-26 17:47:11 2018-03-26 18:46:51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작년 부동산 8·2 대책 이후 대출을 받기 위해 은행 대출창구를 방문하는 고객이 크게 줄었습니다. 오늘이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시행 첫날인데 문의하는 고객도 뚝 끊어졌습니다."
 
DSR 등 대출규제가 시행된 첫날인 26일 서울에 위치한 은행 영업점을 둘러본 결과 주요 시중은행들의 대출창구는 한산했다. 
 
DSR을 비롯해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과 소득대비대출비율(LTI) 등 기존보다 강화된 '대출규제 3종세트'가 이날부터 은행권에 시행됐다.
 
DSR은 개인이 전 금융권에 지고 있는 부채의 연간 원리금 대비 연 소득 비율을 따진 것이다. RTI는 부동산임대업자의 대출을 조이기 위한 규제로 연간 부동산 임대소득을 연간 이자비용으로 나눈 값이다. LTI는 개인사업자의 영업이익을 사업자의 가계대출 및 사업자대출을 모두 합친 제도다.
 
시중은행 주요 영업점 대출창구에는 DSR 등 이날부터 시행된 대출규제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뿐만 아니라 대출상담을 받으러 방문하는 고객조차 찾아보기 힘들었다. 입출금, 이체 등의 거래를 위해 대기하는 고객이 꾸준한 일반창구와는 달리 대출창구는 오전뿐만 아니라 손님이 붐비는 점심시간에도 적막감이 감돌 정도로 조용했다.
 
이날 오전 둘러본 곳은 국민은행 도곡지점을 비롯해 우리은 개포동지점, 신한은행 도곡지점 등 비교적 대출고객이 많다는 도곡역 일대 점포들이다. 국민은행 도곡지점에서만 2~3명의 고객이 대출 관련 상담을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고 대부분의 영업점에는 대출창구에서 상담 중이거나 대기 중인 고객이 한명도 없었다.
 
신한은행 도곡역지점 관계자는 "며칠 전부터 영업점에 방문한 고객 중 일부가 DSR에 대해 문의하는 경우가 아주 가끔 있었지만 오늘 문의한 고객은 한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또다른 은행 대출 담당 직원은 "고객들이 대출 규제가 무서워 DSR 관련 문의도 안 하는 분위기인 것 같다"며 쓴웃음을 짓기도 했다.
 
오후에 둘러본 다른 지역의 은행 영업점도 마찬가지였다. 서울 중계동 은행사거리에 위치한 국민은행 중계북지점에서는 대출창구 직원이 DSR 관련 문의에 대응하기 위해 서류를 미리 준비해두고 있었으나 이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은 없었다.
 
은행권은 이처럼 DSR을 비롯해 RTI, LTI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조차 없는 것에 대해 이전부터 시행된 규제로 대출 수요 자체가 얼어붙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신한은행 도곡역지점 관계자는 "DSR 도입 이전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가 시행됐기 때문에 대출을 받으려는 고객 자체가 줄어든 상황이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DSR 규제가 시행된 탓인지 문의가 거의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작년 10월 이후 매월 줄어들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2조5198억원으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작년 10월 6조8592억원을 기록한 이후 11월 6조6587억원, 12월 4조1117억원, 1월 2조6940억원을 보였다.
 
또 은행권에서는 DSR 시행이 미리 예고됐던 데다 DSR 규제 대상이 되는 차주가 소수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관련 문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SR은 LTV(주택담보대출비율) 축소처럼 대출 한도를 일괄적으로 줄이는 것이 아니라 채무상환능력을 고려해 대출을 받으라는 의미가 크다"며 "DSR 때문에 대출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소득수준보다 대출이 많거나 소득 입증이 어려운 경우만 해당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DSR 규제에 걸리는 고객이 많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DSR 도입으로 대출이 제한되는 차주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지만 고객들이 체감하는 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진 분위기다.
 
주택 구입을 위해 은행권 대출을 알아봤었다는 A(38)씨는 "LTV 강화로 대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적어져 내 집 마련을 미룬 상황인데, 대출 규제가 갈수록 강화되는 분위기여서 은행에 대출 관련 문의를 하러 갈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등 기존보다 강화된 대출규제가 26일 시행된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 대출창구는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오후 국민은행 중계북지점 대출창구 모습. 사진/문지훈 기자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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