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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il, 4.8조 투자 설비 4월 완공 …수익성 전망은 '흐림'
"주요 제품 매출총이익 하락…당초 예상치보다 영업익 15% 감소 전망"
"원가 경쟁력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2020년부터 본격화"
2018-03-25 13:45:22 2018-03-25 16:22:53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S-Oil이 4조8000억원을 투자한 올레핀다운스트림(RUC·ODC)이 내달 기계적 완공을 앞둔 가운데 오는 2019년까지 수익성이 당초 목표에 미칠지 의문이 제기된다. 제품 판매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스프레드가 투자계획·착공시점보다 9%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5일 정유·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S-Oil은 오는 4월 RUC·ODC 생산설비를 완공한 뒤 올 하반기 시운전을 거쳐 연내 상업가동에 들어간다. RUC·ODC는 잔사유를 원료로 프로필렌,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는 고도화시설(RUC)과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프로필렌(PP), 산화프로필렌(PO)으로 가공하는 올레핀다운스트림 생산설비를 일컫는다.
 
잔사유는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등유, 경유 등을 뽑아내고 남은 값싼 기름이다. S-Oil은 설비를 완공하면 하루 평균 7만6000배럴의 잔사유를 가공해 프로필렌, 휘발유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된다. ODC 설비는 잔사유 고도화 설비에서 생산한 프로필렌을 원료로 연산 40만5000톤 폴리프로필렌과 연산 30만톤 산화프로필렌을 만든다.
 
 
 
S-Oil의 올레핀다운스트림 투자는 선제적으로 대규모 단위로 이뤄져 정유업계는 물론 시장에서 주목을 받았다. 2014년부터 이어진 저유가로 정유·석유화학 업계가 대규모 투자를 망설이고 있는 상황에서 지난 2015년 비정유사업 확장이라는 통큰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정유업계에서는 중장기 전망을 밝게 보는 데 이견이 없다. 하지만 단기 수익성 전망은 낙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프로젝트 계획에서 착공에 들어간 시점(2009~2015년)과 비교해 올해와 내년 매출총이익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흥국증권은 S-Oil의 올해 매출총이익 전망치를 1조1940억원, 내년에는 1조1940억원으로 예상했다. 지난 2009년부터 2015년까지 평균 매출총이익 1조3123억원보다 9% 감소한 규모다. 정유·석유화학업종의 매출총이익은 생산능력에 제품가격을 곱하고, 여기서 원재료 값을 뺀다. 이렇게 하면 올해 매출총이익은 2009~2015년보다 옥탄가 향상제(MTBE) 24%, PO 16%, 폴리프로필렌(PP) 6.6%, 휘발유와 알킬레이트(청정휘발유 원료) 2.5% 각각 감소한다. RUC·ODC 프로젝트 제품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휘발유가 21%로 가장 높고, 알킬레이트(14%), PP·MTBE(각각 9%), PO(7%) 순이다. 석유제품에 비해 석유화학제품의 수익성 하락이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초기 정상가동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생산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을 경우 수익성이 추가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우제 흥국증권 연구원은 "RUC·ODC 프로젝트의 내년 영업이익은 5417억원으로 2015년 전망치 6400억원에 비해 15%정도 감소할 것"이라며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은 애초 예상보다 낮지만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 강화에 따라 벙커C유 가격이 떨어지면 원재료비 부담을 덜어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Oil 관계자는 "사업 타당성 검토 과정에서 RUC·ODC에서 벙커C유 등 중질유를 원료로 쓰면, 중동산 천연가스나 미국 셰일오일에 비해 원가경쟁력이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투자를 했다"며 "제품마진 하락에 대한 우려는 다소 지나친 감이 있다"고 반박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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