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99주년 3·1절을 맞아 일제징용 희생자 33인의 유해가 고극으로 봉환되는 등 서울 도심은 다채로운 기념행사가 열렸다.
‘3·1절 민족공동행사준비위원회(3·1절민족위)는 1일 오전 서울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일제강제징용희생자 2차 유해봉환 국민추모제‘를 열었다.
이날 봉환된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 유해 33구는 전날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고국의 품으로 돌아왔다. 일본 도쿄 히가시무라야마(東村山)시 재일동포 사찰 국평사에 안치돼 있던 유해다.
‘일제 강제징용희생자 유해봉환위원회’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유해안치는 지난해 광복절 1차 33구 봉환 이후 두 번째로 올 광복절에 남은 유해를 3차로 봉환할 계획이다.
한국으로 돌아온 유해 33구는 종교의식을 겸한 안치의식을 치른 뒤 지난 1차 유해가 영면한 서울시립 용미리 제2묘지 건물식 추모의 집에 안치된다.
이날 유해봉환에 나선 이찬구 겨레얼살리기국민운동본부 사무총장은 제단에 올라 유해가 담긴 함을 조심스럽게 받쳐든 뒤 희생자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강제 징용 희생자의 명복을 기렸다.
국민추도사를 맡은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는 “오늘 3.1절 99주년을 맞아 강제징용된 희생자 33분이 고향으로 돌아왔다”며 “일본의 시민사회와 한국의 시민사회가 함께 이번 송환을 이뤄냈다. 이러한 연대가 국가적 이해관계로 이어져 어지러운 동북아시아의 질서를 바꿔내는 중요한 단초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3·1운동의 발상지 종로구에서는 3·1운동 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서울, 종로구 등이 함께 ‘3.1 만세의 날 거리축제’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중앙고, 탑골공원, 보신각 등 3·1운동이 전개된 길을 걸으며, 독립을 위해 목숨 바쳐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던 순국선열의 숭고한 넋을 기리고 그 위대한 정신을 이어받고자 마련됐다.
이날 오전 9시 중앙고등학교에 모인 청소년 봉사자와 시민들은 역사다큐드라마를 관람한 후 3·1기념관, 손병희 선생 집터 등 3·1운동 유적지 탐방을 했다.
이어 당시 독립선언서 배부터인 수운회관에서 참석자들에게 기미독립선언서 작성과 배부 과정을 설명하고, 실제 기미독립선언서를 배부해 민족대표 33인을 소개한 후 ‘대한독립만세’를 삼창하며 만세를 외쳤다.
이날 참가자 1000여명은 독립투사와 일본순사로 분장한 퍼포먼스 극단 ‘장류’를 선두로 대형 태극기, 손 태극기 행렬을 이뤄 99년 전 3·1운동 당시 의상을 입고 순국선열들이 걸었을 길을 따라 걸었다.
남인사마당에서 출발한 행렬은 종로2가 YMCA앞을 지나 보신각까지 약 0.6km를 행진하며, 종로 일대가 태극기로 물결치는 장관을 연출해 그 날의 감동을 재현했다.
3·1운동 재현 태극기 행렬이 보신각에 정오에 맞춰 보신각에 도착하자 박원순 서울시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양준욱 서울시의회 의장, 박항서 축구감독, 독립유공자 후손 등 12명이 33회의 타종으로 3.1절을 기념했다.
‘3·1민회 조직위원회’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 집결해 사물놀이와 함께 광화문광장으로 이동하며 ‘새로운 100년을 여는 천북행진’을 진행했다.
이들은 광화문에 집결해 이날 오후 ‘신만민공동회’를 열고 신 독립선언문을 발표하며 이날 행사를 마무리했다.
제99주년 3.1절을 맞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인사마당에서 열린 '3.1 만세의 날 거리축제' 참석자들이 독립만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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