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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V엑스포2018)한·중·일 태양광 삼국지, 에너지자립 천하통일 격돌
일본시장, 주택용 소매중심 변모…업계, HEMS·주택용솔루션 등 선보여
2018-03-01 17:15:38 2018-03-01 17:15:38
[뉴스토마토 최병호 기자] 일본의 '주택용 솔루션을 핵심으로 한 에너지자립' 시장에서 한·중·일 업계가 신기술로 격돌한다. 최근 일본 태양광시장이 팽창하는 수요를 따라잡기 위한 공급측면의 경쟁도 심화되며 마케팅을 강화하고 판로를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이는 일본 최대 태양광 행사인 '2018 일본 태양광 전시회(PV EXPO, Photovoltaic Power Expo)'에서 두드러진 장면이다.
 
지난달 28일 개막한 이번 행사는 2박3일 내내 성황을 이뤘다. PV엑스포는 작게는 일본 에너지시장이 트렌드를, 크게는 아시아 에너지시장의 판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자리다. 올해는 태양광과 태양광시스템 부문에서 한국과 일본 등 세계 26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최근 급증하는 글로벌 태양광 수요와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우선 올해 PV엑스포 콘셉트는 '태양광발전이 어떻게 에너지자립에 기여할 수 있는가'로 모아졌다. 이는 섬나라인 일본의 특수한 환경과 신재생에너지 육성에 방점을 찍은 일본 에너지시장과 정책의 변화, 주택용 소매중심으로 변모하는 일본 태양광시장의 현황을 보여줬다.
 
2월28일부터 3월2일까지 열린 '2018 일본 태양광 전시회(PV EXPO)'에서는 에너지자립이 최대 화두였다. 사진/뉴스토마토
 
우선 일본은 국토가 크게 4개의 섬으로 나뉘어 있어서 분산형전원 확대가 오랫동안 관심사였다. 그러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전후해 원자력발전에 대한 경각심이 커졌고,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전체 전력생산의 20%대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특히 일본 정부가 '제로에너지 하우스(가정에서 신재생에너지로 전력을 자급하는 주택)' 보급을 확대하기로 하고, 신재생에너지 지원정책인 발전차액지원제도(FIT)를 조정하는 것과 맞물려 태양광산업의 무게 추가 주택용 소매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행사에서는 점차 치열해지는 글로벌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 강화도 눈에 띄었다. 그간 일본 정부는 태양광시장을 키우기 위해 민간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태양광시장이 정착됐다고 판단해 보조금을 점차 줄여가고 있다. 대신 늘어난 민간 수요를 충당할 수 있도록 민간기업에서의 공급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로서는 일본 태양광시장에서의 판로확대를 위해 새로운 마케팅 경쟁을 요구받게 됐다.
 
'2018 일본 태양광 전시회(2018 PV EXPO)'에서 샤프는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를 적용한 '스마트홈'을 주제로 부스를 꾸몄다. 사진/뉴스토마토
 
업계 관계자는 "태양광산업을 판매구조로 보자면 B2B지만, 태양광발전에 대한 인식과 직접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의 제품 신뢰도가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B2C 요소도 크다"며 "주택용 태양광시장에서 선전할 수 있는 신제품과 신기술을 내세워 바이어들의 관심을 끄는 것, 기업과 브랜드, 제품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궁극적인 판로를 확대하는 것이 모두 중요해진 것이 일본 태양광시장의 현주소"라고 말했다.
 
이런 맥락에서 올해 한·중·일 업계는 일본 주택시장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3국의 태양광 대표 기업들이 이번 행사에서 선보인 제품과 기술만 봐도 확연했다. 우선 2016년 일본 태양광시장 점유율 3위인 일본의 샤프는 태양광과 'HEMS(Home Energy Management System)'를 적용한 '스마트홈'을 주제로 부스를 꾸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화큐셀도 일본 태양광시장에서 주택용 태양광 모듈의 수요가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주택용 솔루션인 '큐홈(Q.HOME)' 시리즈도 적극적으로 소개했다. 큐홈 시리즈는 기존 회사들이 따로 제작·판매한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 배터리를 패키지로 구성해 하나의 솔루션으로 주택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화큐셀은 일본 현지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일본 신예스타 '트린들 레이나'를 홍보 모델로 기용했다.
 
2016년 일본 태양광시장 점유율 5위인 중국의 잉리그린에너지 역시 에너지자립에 포커스를 맞춘 마케팅을 펼치며 일본 주택시장 점유율 잡기에 나섰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육성 의지는 물론 국민적 인식도 있겠지만 2014~2015년 신규 설치된 태양광발전 용량이 이전 20년간의 태양광설치 용량보다 훨씬 많을 정도"라며 "글로벌 기업들이 일본시장 동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2월28일부터 3월2일까지 열린 '2018 일본 태양광 전시회(PV EXPO)'에서 한화큐셀은 태양광 모듈과 인버터, 배터리를 하나로 묶은 주택용 솔루션을 선보였다. 사진/뉴스토마토
 
도쿄=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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