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 기자] 오는 7월부터 노동자에 주 52시간 넘게 일을 시키는 기업(노동자 300인 이상)은 불법사업장이 된다. 여야가 5년 간 파행과 난항을 거듭해 온 ‘노동시간 52시간 단축 법안’을 27일 새벽 극적으로 합의하면서다.
노동시간 단축은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공약으로, 청와대는 즉각 “환영한다”고 밝혔으나, 노동시간 양극화는 여전히 숙제로 남았다는 평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이날 18시간에 걸친 릴레이 협상 끝에 주당 최대 68시간인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노동시간 계산에 있어 주 5일을 근무일로 했던 행정해석은 폐기된다. 대신 1주일을 7일로 명시해 현행 최대 68시간인 법정 근로시간은 52시간으로 준다.
직원 300명 이상 사업장은 주 52시간제를 7월1일부터 시행해야 한다.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은 2020년 1월1일부터,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은 2021년 7월1일부터 각각 적용된다.
협상의 최대 걸림돌이던 휴일근로는 연장근로 안에 포함되나, 휴일근로수당은 200%가 아닌 150%만 지급한다. 여당 일부 의원들과 노동계가 주장해 온 중복할증은 인정하지 않는다. 다만 ‘주 52시간 노동’이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서 시행되는 2021년 7월부터 2022년 12월31일까지 18개월간 30인 미만 사업장에 한해 노사간 합의가 이뤄진 경우 주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가 허용된다.
‘관공서 휴일에 관한 규정’에 따른 법정공휴일은 유급화한다. 특히 무제한 노동이 가능한 현행 26개 특례업종은 5개로 축소된다. 육상(노선버스 제외)·수상·항공운수업·기타운송서비스업과 보건업 등이며 이들 업종에 대해선 연속 휴식시간을 최소 11시간으로 보장한다.
환노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여야를 떠나 노동시간을 줄여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었고 정부 역시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말했다. 개정안은 이르면 28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돼 처리될 전망이다. 개정안이 본회의를 최종 통과하면 향후 대법원의 판결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현재 법원에는 근로시간 단축의 휴일 근로 가산 수당 문제와 관련한 소송들이 계류돼 있다.
이번 합의로 각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노동계는 휴일근무수당과 특별연장 근로 예외적 허용 등 세부조항을 두고 반발했으나, 큰 틀에서는 수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진즉부터 노동시간 단축에 대비해 온 재계는 사실상 여야 합의를 수용하고, 부작용 최소화를 주문했다.
노동 양극화 문제도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개정안에는 노동시간 단축 대상에서 제외한 5인 미만 영세사업장에 대한 보호 조항이 빠졌다. 한국노총에 따르면 현재 전체 임금 노동자 수는 1990만 명으로 추산된다. 이 중 5인 미만 사업장 소속 근로자 수는 28.1%인 558만 명에 달한다.
27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회의실에서 진행된 근로시간 단축 법안 통과와 관련한 기자간담회에서 홍영표 환노위원장과 3당 간사가 손을 잡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 홍 위원장,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 바른미래당 김삼화 의원.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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