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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임기중 마지막 금리결정…전문가 "만장일치로 동결 예상"
경기회복 등 불확실성 여전…미 연내 3~4차례 인상 전망
2018-02-26 15:34:30 2018-02-26 20:18:31
[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27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의 임기가 한달여 남았지만 총재 임기 중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통위는 이번이 마지막이다.
 
금융투자협회가 최근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3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93%는 2월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가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1450조원 규모로 늘어난 가계부채와 경기회복 불확실성 등이 전망의 이유로 꼽혔다.
 
김동원 SK증권 연구원은 2월 금통위의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하며 "경기에 대한 하방압력 리스크가 커지고 있어 금리를 올릴만한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물가압력도 낮게 유지되고 있고 2월에 특별한 신호를 보낼 이유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대비 1.0% 상승했으며, 기조적 물가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는 1.2%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신동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1월 금통위에서 추가 인상에 신중하겠다고 밝혔다. 경기는 완만한 회복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봤는데 문제는 물가였다. GDP갭(실질GDP-잠재GDP)이 플러스로 전환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오를 것으로 보기는 했지만 아직 징조가 나오지 않아 당장 정책기조를 바꾸기는 힘들 것"이라며 만장일치 동결을 예상했다.
 
신 연구원은 다만 "미 연준의 연내 3차례 금리인상이 확정적이고, 4차례 인상 확률도 30% 수준으로 반영되고 있다. 오는 3월, 6월 연준 기준금리가 두 차례 인상되면 한미 정책금리가 50bp(1bp=0.01%포인트) 역전된다"며 "한은이 GDP갭이 작년 하반기 이후 플러스로 전환되고 물가 움직임에 3분기 정도 후행한다고 분석한 만큼 5월 금통위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연구원은 하반기에 접어들며 연준 뿐 아니라 유럽중앙은행(ECB) 등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긴축적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 한은의 기준금리도 한 차례 더 인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 역시 만장일치 동결을 전망했다. 미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가 부담이기는 하지만 국내 경기, 물가지표가 기준금리를 올릴 수 있을 만큼 개선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백 연구원은 "한미 간 내외금리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는 하지만 한, 두 차례 정도는 감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은과 정부가 3%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는데, 트럼프 정부의 보호무역주의가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너무 앞당겨지면 경기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3분기 정도 금리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전병하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만장일치 동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1월 금통위 이후 거시경제지표상 큰 변화가 없는 가운데 원화강세가 이어지면서 수입물가 등에서 물가인상 압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전 연구원은 "미 연준이 3월, 6월 금리를 두 차례 인상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에 따른 금리역전에 대한 부담이 있는 상황에서 한은이 상저하고의 물가전망을 하고 있기 때문에 7월 정도에 하반기 경제전망을 바꾸면서 선제적인 대응을 하지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은의 2월 금통위 이후 시장의 관심은 다시 미 연준으로 옮겨갈 예정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의 오는 27일(현지시각)부터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반기 통화정책 보고와 질의응답을 진행한다. 통화정책과 금융시장에 대한 파월 의장의 입장이 어떻게 제시되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에도 변동성이 나타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18일 서울 태평로 한은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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