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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모 명의 가짜 폭탄 보낸 20대…대법 "사문서 위조"
대법, 사문서 위조 부분 무죄 판단한 원심 파기 환송
2018-02-04 09:00:00 2018-02-04 09:00:00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숙부에게 불만을 품고 숙모와 숙부 회사 명의로 정부청사에 가짜 폭발물을 보낸 20대에 대해 대법원이 사문서위조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2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숙모 명의로 가짜 폭발물을 보내 위계공무집행방해·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협박미수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사문서위조·위조사문서행사 부분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고 4일 밝혔다.
 
재판부는 "숙모 명의의 해당 출력물은 택배 상자에 들어 있는 가짜 폭발물 등을 수신인에게 교부하면서 협박 범행 행위자를 표시하고 수신인이 이를 확인하는 수단이 된다"며 "거래상 중요한 사실을 증명하는 문서나 그 내용이 법률상 또는 사회생활상 의미 있는 사항에 관한 증거가 될 수 있는 것으로서 형법이 정한 사문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심은 해당 출력물이 형법상 문서죄에서의 사문서라 할 수 없다고 봐 공소사실 중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행사의 점에 대해 유죄로 판단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는데 '사실 증명에 관한 문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지적했다.
 
박씨는 숙부의 딸 행세를 하면서 남자들에게 성매매를 제의해 상대방이 숙부 주거지에 찾아오는 등 문제가 발생하자 숙부 박모씨로부터 질책을 받자 불만을 품게 됐다. 이후 박씨는 정부 유관부서에서 사업지원금을 받으며 회사를 운영하던 숙부에게 불이익을 주기 위해 2017년 4월 발송인란에 숙모 이름을 적고 발송주소에 숙부 회사 주소를 적은 가짜 폭발물을 만들어 수신인란에 정부서울청사 담당자 앞이라고 출력한 뒤 우체국 직원에게 건넸다.
 
하지만 위 택배 상자는 광화문우체국으로 운송됐지만, 담당자가 수취인 불명을 이유로 반송했고 다시 숙부에게 전달됐다. 이에 박씨는 가짜 폭발물을 실제 폭발물로 오인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관·소방관·군 병력 등 80여명이 출동하는 소동을 빚었다.
 
1심은 박씨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택배 상자 발송인란에 숙모 이름을 쓰고, 발송주소를 숙부 회사로 기재한 것이 형법이 정한 사문서위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위계공무집행방해·협박미수 혐의만 유죄로 보고 박씨에게 징역 1년2개월을 선고했다.
 
대법원 청사. 사진/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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