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2월 임시국회가 열리면서 경영계가 근로기준법 개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법 개정안은 주 최대 노동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고, 휴일연장 수당을 2배 지급하는 내용이다. 여야 입장도 다르고, 노동계와 경영계는 각을 세우고 있어 개정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국회는 30일부터 한달 동안의 일정으로 2월 임시국회에 돌입했다. 경영계의 관심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쏠려 있다. 환노위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노동시간 단축과 휴일수당 지급률을 재논의한다. 지난해 11월 환노위 고용노동소위원회에서 여야 간사가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여당 의원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번 국회에서 여야 합의가 이뤄질지 관심이 높다.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시간 단축과 휴일수당 지급률 등을 담은 수정안을 마련했다. 수정안은 기업 규모별로 1년6개월의 기간을 두고, 노동시간을 주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이다. 300인 이상 사업장은 올해 7월, 5인 이상 사업장은 2021년 7월부터 노동시간을 단축한다. 근로시간 특례업종은 같은해 7월 전면 폐지한다. 육상운송, 방송업 등 26개의 특례업종은 노사 합의 시 12시간의 추가 근무를 할 수 있다. 특례업종에 속한 업종은 사실상 법정근로시간의 제한이 없어 폐지 또는 축소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민주당은 휴일근무 시 중복할증은 2021년 7월부터 적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중복할증은 연장수당(50% 가산)과 휴일수당(50% 가산)을 합산해 통상시급의 2배를 지급한다. 현재는 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으로 휴일근무시 1.5배를 지급한다. 지난해 11월 환노위 여야 간사는 중복할증을 적용하지 않기로 해 노동계가 거세게 반발했다. 이번 수정안에는 중복할증을 적용하는 것으로 돼 있다.
환노위는 임시국회 회기 동안 소위원회를 열고, 민주당이 마련한 수정안을 논의한다. 여야 위원에 따르면 여당 내부 이견이 여전히 남았다. 이용득 의원은 노동시간을 단계적으로 단축하는 방안에 반대하고 있다. 고용부의 행정해석을 폐기해, 노동시간을 즉시 단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 차도 상당하다. 노동계는 기업 규모에 관계없이 노동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중복할증을 적용해, 휴일근무 시 2배의 임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영계는 단계적으로 노동시간을 줄이는 데 찬성한다. 중복할증 적용은 반대한다. 중복할증을 적용하면 기업이 7조원의 임금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동계와 경영계의 이견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 국회 환노위 차원의 합의가 쉽지 않다는 관측이 많다. 여당 관계자는 "여당 내부의 이견이 해소되지 않으면 소위를 여는 것이 무의미한 상황"이라며 "원내 지도부가 입장을 정해 정리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시간 단축 등 민감한 노동현안은 노사정 대화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노사정 대화를 통해 대타협안이 마련될 경우 법 개정에 속도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31일 노사정 대화의 첫 단계인 노사정대표자회의가 열린다. 민주노총이 회의에 참여해 노동계의 대표성도 이전보다 높아졌다. 대화기구와 의제가 정해지면 노사정 대화는 빠른 속도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이 마련되지 않으면 일자리 창출은 어려울 것"이라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2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를 방문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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