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실태를 들여다보기로 한 것은 그 적정성에 대한 논란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도이체방크가 셀트리온에 대해 이같은 문제를 거론한 바 있다.
정규성 금융감독원 회계기획감리실장은 지난 26일 사전 브리핑을 통해 "최근 제약·바이오사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와 관련해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며 "회계투명성 제고 및 투자자보호를 위해 제약·바이오사 및 감사인(회계법인)을 대상으로 유의사항을 안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1038호)에서는 연구개발비에 대해 기술적 실현가능성 등 특정요건을 충족하는 경우에는 '무형자산'으로,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는 '비용'으로 인식하도록 하고 있다. 무형자산으로 인식되면 영업이익이 늘어나지만 비용으로 인식되면 이익이 줄어들게 된다.
개발비가 무형자산으로 인식되기 위해서는 ▲기술적 실현 가능성이 있고 ▲사용하거나 판매하려는 의도와 능력이 있으며 ▲미래 경제적 효익을 창출할 방법을 지녀야 한다. 아울러 ▲기술적 재정적 자원의 입수 가능성과 ▲관련 지출을 신뢰성 있게 측정할 수 있는 능력도 요구된다.
그러나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비를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회계처리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고 외국계 금융투자회사는 셀트리온 등을 상대로 이 문제를 거론했다. 지난 18일 도이체방크는 보고서를 통해 셀트리온 그룹의 연구개발비 비중이 글로벌 경쟁사들보다 매우 낮으며, 상당부분이 자산으로 처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셀트리온은 임상 3상 단계부터 연구개발비를 자산화하지만, 미국과 유럽 등의 제약사들은 임상이 끝난 후 정부 허가 단계부터 자산화한다"며 "셀트리온의 영업이익률은 2016년 기준 57%이지만 연구개발비 비중을 글로벌 경쟁사 평균 수준으로 적용하면 30% 중반대로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는 신약과 달리 상대적으로 상업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제품 성공 가능성이 확보된 시점부터는 연구개발비의 자산화가 가능하다"며 바이오시밀러 업종 특성을 무시한 왜곡된 시각이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이 제약·바이오 기업의 연구개발비 회계처리 실태를 점검하기로 함에 따라 그 적정성 여부에 대한 논란도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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