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에 현대제철마저…조합원 제동에 임단협 비상
부결 요인은 임금인상폭…"대기업 노조 이기주의에 비정규직 해법 요원"
2018-01-07 16:35:07 2018-01-07 16:46:59
[뉴스토마토 구태우 기자] 현대차에 이어 현대제철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끝내 조합원 벽을 넘지 못했다. 9일 현대중공업 잠정합의안마저 부결되면 자동차·철강·조선 분야의 리딩기업 노사는 모두 재교섭을 해야 한다. 지난해 임단협마저 해를 넘긴 상황에서 산업계에 미칠 영향은 적잖을 전망이다.
 
7일 노동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지회(지회)는 지난 5일 '2017년 임단협 잠정합의안' 최종 부결을 선언했다. 지회는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조합원 찬반투표를 진행했다. 조합원 82.9%가 투표해 참여, 73.5%가 반대표를 던졌다. 부결을 이끈 핵심 요인은 임금인상 폭이었다. 잠정합의안 가결시 경영성과금과 일시금 1143만원이 지급된다. 하지만 임금인상분(연 기준)이 4만8408원에 그쳐 조합원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일시금도 2016년과 비교해 250만원 적어 불만을 샀다. 이에 따라 지회는 다음주 현대제철에 교섭 재개 요청 공문을 보낼 계획이다.
 
현대차는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사갈등 등 후유증만 낳고 있다. 현대차지부(노조)는 지난 5일 생산라인을 오전과 오후 4시간씩 멈추는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노사는 지난달 19일 '2017년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들의 반대로 부결됐다. 임금인상분이 조합원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게 역시 부결의 가장 큰 이유였다.
 
현대차와 현대제철 모두 지난해 연말 가까스로 마련한 잠정합의안이 부결되면서 노사 모두 고민이 깊어졌다. 이중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경쟁심화와 중국에서의 실적 악화 등이 더해지면서 최악의 한 해를 보냈다. 올해 경영 전망도 불투명한 가운데 한미FTA도 자동차를 중심으로 재개정에 돌입했다. 회사 사정을 이해하고 어렵게 잠정합의안을 도출한 노조도 조합원들의 의지가 확인된 만큼 보다 강경한 태도로 선회할 수밖에 없다.
 
현대중공업도 9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앞두고 있다. 임단협의 최대 쟁점이 상여금 분할이었던 만큼 여론이 팽팽하게 갈리고 있다. 최악의 경우 노사는 3년치 임단협을 동시에 치뤄야 한다.
 
노동계의 심정도 복잡해졌다. 노동계는 이들 기업의 노사가 산업현장에서 차지하는 위치를 감안해 선도적으로 사내하청 문제를 해소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제철은 각각 대법원(2015년)과 1심(2016년)에서 불법파견 판결을 받았다. 하지만 노조가 임금인상에만 집착하면서 사내하청 문제를 해결할 동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대기업 노조의 실리주의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고착화시키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노조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대기업 노조도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제 밥그릇만 챙기는 이기주의에 대한 질타다.
 
현대중공업지부 조합원이 지난 10월 투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구태우 기자 goodtw@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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