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셈법'에 농협은행장 인선 지연…후보도 혼전 양상
농협금융 임추위 잇따라 결정 미뤄
이대훈 농협상호금융 대표 급부상
2017-12-06 16:10:39 2017-12-06 16:10:39
[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예년보다 빨리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마무리하고자 했던 농협금융지주의 계획이 틀어지고 있다.
 
농협은행을 비롯해 농협캐피탈, 농협생명, 농협손해보험 등 4개 계열사 CEO 인사를 한번에 처리해야 하는 데다 셈법도 복잡해지면서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좀처럼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추위는 지난달 27일 열린 3차 회의에서 '숏리스트' 구성을 다음 회의로 미뤘지만 이달 4일로 계획했던 4차 회의를 한차례 연기했다.
 
임추위는 지난달 20일 첫 회의를 개최해 계열사 CEO 후보군을 추려왔다. 첫 회의에서 후보군 147명을 선정한 데 이어 24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후보를 70명으로 압축했다. 이후 3차 회의에서 숏리스트를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임추위원 간 이견으로 발표를 한 차례 미룬 데 이어 4차 회의 역시 일정을 변경했다.
 
이처럼 농협금융 계열사 CEO 인선이 미뤄지는 것을 두고 금융권 안팎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의 의중 반영이다. 그동안 농협금융 측은 농협중앙회와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인사를 단행한다는 게 공식적인 입장이었으나 금융권에서는 농협중앙회가 농협금융의 지분 모두를 보유하고 있어 인사에도 영향력을 끼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당초 금융권에서는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이 금융감독원 채용 비리 혐의를 받고 있어 이번 인사에 김용환 회장보다는 김병원 회장의 입김이 더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그러나 김병원 회장 역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로부터 징역 1년을 구형받으면서 변수가 발생한 상태다.
 
이에 차기 농협은행장 자리를 두고 인사 판도 역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 농협금융 부사장이 차기 농협은행장으로 선임됐던 전례를 고려하면 오병관 부사장이 유력하지만 다양한 출신과 배경을 바탕으로 하는 인사들이 다크호스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인물이 이창호 농협 부산지역본부장이다. 그는 2005년 노무현정부 청와대 파견 경력을 보유한 인물이다. 때문에 이 본부장이 현 정권과 인연이 있는 만큼 김병원 회장의 입김이 작용, 차기 농협은행장 자리에 앉혀 위기를 모면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고태순 사장의 경우 김병원 회장과 같은 전남 출신인 데다 김병원 회장이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출마했을 당시 지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대훈 농협상호금융 대표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1960년생으로 경기도 포천 출신인 이 대표는 동남종합고와 농협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한 이후 1985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했다. 2004년 농협은행 경기도청출장소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후 서수원지점장과 프로젝트금융부장, 경기영업본부장, 서울영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이후 농협상호금융 대표로 고속 승진했다.
 
한편 농협은행은 차기 행장 선임 지연으로 임원 인사를 먼저 실시하게 됐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계열사 CEO 인선과 상관없이 인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기존 계획에 따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농협은행 부행장 인사에는 차기 행장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게 됐다. 이번 인사에는 이경섭 행장이 주도하게 되는 셈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부행장 인사 전에 차기 행장이 내정돼 임원 인사 시 차기 행장의 의중을 어느정도 반영할 수 있었으나 이번에는 현 행장의 의중만 반영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고태순 농협캐피탈 사장, 이창호 농협 부산지역본부장, 이대훈 농협상호금융 대표. 사진/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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