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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특허소송 이겼지만 확정까진 또 5년…골리앗과의 싸움, 더 버틸 힘이 없다"
현대차 기술탈취 피해 주장 기업 대국민호소
"수년간 소송용·매출감소 감당 불가능…수사기관이 나서달라"
현대차 "사실무근" 반박
2017-12-05 18:04:59 2017-12-05 18:54:26
[뉴스토마토 김나볏 기자] 현대자동차로부터 기술탈취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중소기업들이 수사기관 조사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중소기업이 대기업을 상대로 수년간의 소송절차와 비용을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공권력이 나서 해결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호소다.
 
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최용설 비제이씨 대표와 박재국 오엔씨엔지니어링 대표는 기술탈취 피해 사례에 대해 증언하고 정부와 국민의 관심을 호소했다. 특히 최근 현대차와 재판과정에 있는 비제이씨 최 대표는 "수사기관이 기술탈취 피해 초기에 수사만 해준다면 영세한 피해 중소기업이 소송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비제이씨는 2003년부터 14년간 현대차의 페인트 폐수를 미생물로 정화해온 협력업체다. 비제이씨는 수년전 현대차와 산학협력기관인 경북대가 자사와 유사한 기술을 만들어 특허로 등록하면서 갈등을 겪었다.
 
비제이씨는 현대차와 계약이 해지된 후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현대차와 경북대가 등록한 특허가 무효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20개월 후인 지난달 21일 특허무효심판에서 승소했다. 현대차는 재심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최용설 대표는 "2년을 힘들게 버텼는데 앞으로 대법원 최종판결까지 5년을 더 현대차와 싸워야 한다"며 "중소기업이 대기업과 대형로펌을 상대로 싸우는 것은 생각보다 더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버텨낼 여력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비제이씨는 2015년 4월 현대차와 미생물제 계약해지 이후 22억원의 매출 감소했고, 올해 6월에 나머지 화학제품 계약까지 모두 해지당한 이후 매출이 전무한 상태다.
 
최 대표는 "담당자를 형사고발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가지치기로 끝난다. 현대차와 해결해야 할 문제지 담당자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지난달 27일 비제이씨는 기술탈취에 대해 수사기관 조사를 요구하는 내용으로 청와대에 국민청원을 냈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기술탈취 의혹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맞섰다. 현대차는 "비제이씨에 기술자료를 요청한 것은 미생물제의 제품 설명자료 및 화학약품의 설명서였다"며 "비제이씨의 샘플을 경북대에 전달한 것도 제품 검수 및 분석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현대차와 비제이씨는 민사소송, 공정위 재조사, 특허무효소송 2심 등을 진행 중이다.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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